해외수주의 85% 차지하던 10대 건설사 5년사이 70% 실적감소
해외부실로 경영위기 겪으며 해외조직 축소 등 해외영업 몸사려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영업에 몸을 사리면서 2010년 716억 달러를 기록했던 해외건설수주가 올해 233억 달러로 주저 앉았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 국내 10대 건설사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550억 달러 대의 해외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는 전체 해외수주의 80~84%를 차지하는 실적으로 해외건설수주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축이 되었다.
10대건설사 최근5년 해외수주 실적 추이
자료 : 해외건설협회
하지만 대형건설사들이 해외로 몰려나가 해외에서 저가수주 경쟁을 펼치며 무리하게 규모를 확대해 2013년 말부터 해외현장의 부실로 어닝쇼크를 일으키는 등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2012년말부터 적자를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충격을 안겨줬다. 2013년까지 GS건설은 9500억원,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28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2013년말에는 대우건설도 8739억원의 적자를 냈고 2014년에는 대림산업이 8243억원 적자를 냈다.
2015년과 올해는 삼성물산이 8610억원, 포스코건설이 2145억원 적자를 발표했다. 2013년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삼성엔지니어링은 2015년 또다시 1조4543억원 적자를 발표했다. 이같은 대규모 적자는 해외건설부문의 부실로 인한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는 주택시장 호황으로 주택부문에서 큰 이익이 난 것을 감안하면 건설사들의 해외손실규모는 발표된 회사전체 손실액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또 회사마다 여전히 조 단위로 보유하고 있는 미청구공사잔액과 장기재고를 합치면 해외부실의 규모는 이보다도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 해외수주 신중하게 접근...외형보다 수익성 위주 검토
결국 건설사들은 지난해부터 해외공사 수주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형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프로젝트를 검토하며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업체들간에 경쟁을 하기보다는 함께 컨소시엄을 형성해 수주를 따내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작년과 올해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을 이루면서 자금과 인력을 주택사업쪽으로 집중해 해외부문은 부서가 없어지고 통폐합되고 인원이 빠져나가는 등 조직이 축소되고 있다.
건설사들의 해외영업 방향이 이렇게 바뀌면서 해외수주실적도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그동안 해외수주 1, 2위를 다투며 전체 실적을 이끌던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수주실적이 큰 감소폭을 보이며 건설사 전체의 해외수주실적도 급감했다.
5대건설사 최근 5년 해외수주실적 추이 (단위:억달러)
자료 : 해외건설협회
2013년 136억달러의 해외공사를 수주해 단일회사 수주 신기록을 세웠던 삼성물산은 올해 11월말까지 47억달러를 수주해 3분1 토막이 났다. 매년 100억달러 이상 실적을 올리며 우리 해외수주를 이끌던 현대건설도 올해는 29억달러에 그쳤다.
그동안 30~50억달러 수준의 수주실적을 내던 대우건설과 대림산업도 마찬가지다. 대우건설이 7억달러, 대림산업이 6억달러에 그치는 등 1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2년 44억달러로 2위를 했던 포스코건설도 올해 19억달러에 머물렀다.
■ 시장 다변화, 고부가 공정 개발, 정부의 금융ㆍ외교 지원 필요
해외건설은 우리 건설산업의 중요한 한 축일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대규모 해외부실의 충격때문에 건설사들이 해외영업을 축소하고 있지만 해외건설 없이는 우리 건설산업의 존폐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의 사업구조를 보면 아직도 해외건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해외수주가 회복되지 못하면 경영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며 "세계건설시장은 여전히 4~8% 성장하고 있으며 동남아, 아프리카 건설시장은 최근 10~20%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중동에 치우친 수주시장을 벗어나 적극적인 시장다변화를 통해 실적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국내주택에 주력하느라 인력과 자금을 주택부문에 집중했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해외건설에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전처럼 외형확장보다는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전제돼야하고 설계와 감리 등 고부가 업무로 영역을 레벨업 시켜 중국건설사에 맞서야한다 "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시장을 잠식해오는 중국건설사들의 자금력과 외교력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또 한편으로는 중국 건설사들과 경쟁하기보다 협력을 통해 시공과 자금은 중국이, 영업과 관리는 우리 건설사들이 담당하는 사업구조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