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의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에 따른 심리기간은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정지기간에 포함되지 않고, 과세관청의 과세예고통지 역시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납세의무자가 과세전 적부심사를 청구함에 따라 적부심의 심리가 진행 중이라고 하여 국세징수권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없으며, 과세예고통지만으로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볼 수 없다”고 최근 판결했다.
세법은 세무서가 국세를 징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징수할 수 있는 날로부터 5년간 징수하지 않으면 더 이상 국세를 징수할 수 없도록 하는 소멸시효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소멸시효의 진행을 일시 정지시키거나 중단시켜 이미 진행된 소멸시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납세자는 외국법인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조세조약에 따라 10%의 원천세를 납부하였다. 그런데 세무서는 세율적용이 잘못 되었다는 이유로 원천세를 추가로 징수하겠다는 과세예고통지를 하였다.
이에 납세자는 과세예고통지의 내용이 적정한지 여부를 따지는 과세전 적부심사를 청구하였고, 국세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세전 적부심사 청구 건의 심리가 진행 중인 때 소멸시효 기간인 5년이 지났고, 그 후 해당 세무서가 원천세를 추가로 징수하겠다는 징수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에서 과세전 적부심사 청구의 심리기간만큼은 소멸시효의 진행이 정지되어야 하는지가 먼저 문제되었다. 여기에 대해 대법원은 세법이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에 따른 심리기간을 소멸시효 정지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민법 역시 그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소멸시효가 정지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민법에서는 채무이행을 구하는 의사의 통지인 '최고'를 하고 6월내에 재판상 청구, 압류 등을 하면 소멸시효를 중단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세무서의 과세예고통지가 이와 같은 최고의 효력이 있는지가 문제가 되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서도 과세예고통지는 장래에 조세를 부과한다는 예고로서의 성격만 가질 뿐 직접적으로 납세자에 대한 채무이행을 구한다는 의사의 통지로 볼 수 없어 최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시효중단을 부정하였다.
소멸시효의 정지나 중단은 과세관청이 국세를 징수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시키므로 납세자 보호의 관점에서 그 사유를 엄격하게 판단하는 것이 소멸시효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이 판결은 소멸시효 정지·중단사유를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법원2016.12.1.선고 2014두8650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