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없는 평온한 일상 속, 근로자들은 매달 월급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보험료를 보며 순간순간 '아깝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은 늘 예고없이 찾아오는 법.
이 때 보험은 뜻하지 않은 위험으로 인해 개인 또는 그 가족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우리 세법은 근로자들이 '삶의 우산'인 보험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납입한 보험료에 대해 소득공제, 세액공제를 통해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근로자가 1년 동안 원천징수로 낸 세금에서 각종 공제사항을 적용해 실제 납부해야 할 세액을 재정산하는 과정인 연말정산. 우리가 1년 동안 낸 보험료 중 어떤 부분에서 얼마나 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공적연금, 건보료는 전액 소득공제…주의사항은?
우선 근로자들이라면 가장 기본적으로 가입하게 되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 납입금은 얼마를 냈든지 한도 없이 전액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연금법·공무원연금법·군인연금법·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이하 사학연금법)·별정우체국법에 따른 기여금 또는 개인 부담금이 그 대상이다.
공적연금을 납부하고 소득공제를 받으려 할 때의 주의사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공적연금의 경우 근로자 본인의 부담금만 공제가 가능하다. 배우자, 부양가족 명의의 공적연금 납입금이나 회사 부담분은 근로자 본인이 공제받을 수 없다. 또한 소득공제 받을 수 있는 공적연금 납입금은 해당 과세기간에 납부한 것으로 한정한다.
과세기간 전 해에 냈던 것을 소급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사학연금의 경우 2002년 1월1일 이후 납입분은 소급해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군법무관으로 근무하다가 2007년 법무부 공무원으로 채용, 2003년 이전 군복무기간에 해당하는 기여금을 소급해서 납부하는 경우에도 소득공제는 받을 수 있지만 소급기여금 공제 비율 기준에 따라 공제비율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유의해야 한다.
2000년 이전 소급기여분은 공제되지 않으며, 2001년분은 납부금액의 50%, 2002년 이후분은 납부금액의 100%를 공제받을 수 있다.
근로자가 지역가입자로서 납부한 국민연금보험료도 전액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퇴직한 공무원이 공무원으로 재임용되면서 퇴직시 받았던 퇴직금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반납하는 경우 반납금은 연금보험료 공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 고용보험료, 노인장기요양보험료는 특별소득공제로서 마찬가지로 '전액'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건보료도 공적연금과 마찬가지로 해당 과세기간에 납부한 것만을 소득공제 대상으로 한다. 다만 다음해 3월 정산해 차액을 납부하는 경우 실제 납부하는 때가 속하는 과세기간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근로자가 지역가입자로 지급한 보험료나 근로소득 외 소득으로 추가 납부하게 된 보험료도 연말정산에서 공제대상에 포함된다.
부양가족 명의로 납부한 건보료는 근로자가 공제받을 수 없다.
근로자가 부담해야 할 건보료를 사용자가 지급하는 경우 보험료 상당액은 근로자의 급여액에 가산해 보험료를 공제받을 수 있다. 근로소득으로 보지 않는 단체보장성보험은 급여에 포함되지 않으며 보험료 공제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부양가족 위해 지출한 보험료, '세액공제' 가능
근로자가 부양가족 등 '기본공제 대상자'를 위해 지출한 보험료는 세액공제 대상이 된다.
즉 근로자 본인 또는 해당 과세기간에 소득금액이 100만원(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총급여액 500만원) 이하 인 배우자 및 부양가족인 만 20세 이하, 만 60세 이상인 직계존비속, 형제자매가 여기에 해당된다.
보장성 보험료의 경우 연 100만원 한도로 12% 세액공제되며, 장애인전용보장성보험료는 일반 보장성 보험료와 마찬가지로 연 100만원 한도이지만, 1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근로자 A씨가 연말정산 기본공제대상자인 배우자를 위해 보험에 가입하고 해당 과세연도 동안 보험료 110만원을 납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세액공제 대상금액은 한도인 100만원 까지이며, 여기에 보험료 세액공제율 12%를 적용한 12만원이 A씨의 세액공제 금액이 된다.
보험료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경우 보험료 상당액은 근로자의 급여액에 가산하고 세액공제를 하게 된다. 여기서도 앞서 설명한 건보료 등과 마찬가지로 단체보장성보험은 급여에 포함되지 않고, 세액공제도 받을 수 없다.
배우자의 소득이 연 100만원을 넘는 경우에는 기본공제대상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보험료 세액공제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인 근로자 본인이 계약자이고, 피보험자가 부부 공동으로 설정되어 있다면 근로자의 연말정산에서 보험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피보험자가 태아인 경우에는 아직 출생 전이기 때문에 기본공제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짧은 기간 일시 납부한 보험료는 보험료를 납부한 연도의 근로소득에서만 세액공제가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보험을 중간에 해지하더라도 그 해에 납부한 보험료는 세액공제가 가능하며, 해당 연도에 납부하지 않은 보험료는 실제로 보험료가 납부된 연도에 세액공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