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공공기관에 "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彫也)”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국내외 초불확성의 시대와 정면으로 마주한 정유년 '금융공공기관'의 역할을 논어에서 찾았다. 한파 날씨가 찾아온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 잣나무가 그 푸름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새해 첫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대내외 갖은 역경에도 흔들림 없이 각자 역할을 다 한다면 세한 속에서도 우뚝 선 푸른 소나무와 같이 금융공공기관은 국민의 더 많은 신뢰와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민생안정·경제 활성화를 3대 추진 전략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공공기관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시장안정조치를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선제 준비에 만전을 다해달라”고 했다. 조그만 금융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모범을 보여 전산보안, 내부통제를 지속해서 점검·보완해 달라고 금융공공기관장들에게 그는 요청했다.

그는 민생안정과 관련 “서민·취약계층에 대해 정책 서민자금 7조원을 차질 없이 공급해 달라”며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애로 해소를 위한 정책자금도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임 위원장은 경제 활성화와 관련해 금융공공기관을 통한 정책금융 공급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공공기관들은 올해 187조원의 정책자금 공급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수요자들이 보다 신속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1분기 내 25%, 상반기 내 58% 이상으로 자금을 신속하게 집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올 한해 금융공공기관들이 지난해 보다 35% 수준 증가한 1000여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계획 목표대로 신속하게 채용해 달라”고 말했다.

임위원장은 이와함께 정책금융, 성장사다리 펀드를 통한 자금공급과 연대보증 없는 금융 지원, 실패 후 재도전 기회 제공, 회수시장 활성화에 금융공공기관들이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임 위원장은 올해 금융개혁도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방침임을 밝혔다. 그는 “성과중심 문화확산은 반드시 완수해야 할 금융개혁의 핵심과제”라며 “기관장들이 직접 노조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직원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성과중심 문화 확산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을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각 금융공공기관별로 역할도 주문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래 신성장산업 지원 강화를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회사채시장 인수지원 프로그램이 1분기부터 본격 가동될 수 있게 하고 채권시장안정펀드도 필요하면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그는 지적했다.

기업은행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의 자금 애로 해소를 위한 43조5000억원의 자금공급 계획을 차질 없는 이행을 당부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달라고 했고 서민금융진흥원은 7조원의 정책 서민자금이 서민과 취약계층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하라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서민층의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해 44조원 규모의 정책 모기지를 차질없이 공급하고 자산관리공사는 자산매입 후 재임대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구조조정을 원활하게 뒷받침하라고 지시했다.

예금보험공사에 대해서는 대형금융회사 (SIFI) 회생·정리제도 도입을 철저히 준비하고 우리은행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달라고 임 위원장은 밝혔다.

거래소와 예탁원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 청년들이 자금을 원활하게 회수하고 재투자할 수 있도록 회수시장 활성화에 조직역량을 집중하고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철저하게 차단해 줄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