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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한 청와대측의 영장집행 거부에 행정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르면 16일 오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지난 3일 청와대 압수수색이 거부되자 10일 행정법원에 청와대의 영장집행 거부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10시 특검이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심문에서 "특검측이 주장하는 '금지'인지, 청와대측이 주장하는 '거부처분'인지에 대해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청와대에 대한 영장집행 거부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재판에서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재판이 앞으로 활발하게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사례의 예시가 될 수 있는 재판인 만큼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심문에서는 청와대의 영장집행 거부가 처분성이 있는지, 특검에 원고적격이 있는지, 청와대의 거부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청와대측은 "압수수색 영장집행에 대한 거부가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고, 행정소송은 공권력행사에 대해 행정객체 내지 행정의 상대방이 국가기관을 상대로 제기하는데 특검의 경우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으로 당사자 적격이 없으며, 무슨 피해를 입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청와대측은 이어 "거부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하면 그 이후에 뭘 하겠다는 것인지 법적인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특검측 신청 내용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특검측은 "형사소송법 규정에 군사상 비밀장소의 경우 책임자의 승낙없이 압수수색 할 수 없다고 돼 있는데, 청와대의 이번 영장집행 거부가 승낙을 안 하겠다는 의사표시이고, 이는 금지(처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특검측에서 제기한 신청서에 따르면 행정소송의 경우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며 "기관소송으로 특별검사와 청와대 경호실장, 비서실장이 다퉈야 하는데 기관소송을 규정하고 있는 법 규정이 신청자를 '법률이 정한 경우, 법률이 정한 자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고 하고 있어 신청자에 해당하지 않은 특검의 경우 법적 공백이 발생하며, 따라서 행정소송으로 항고소송을 제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고소송의 주체는 행정작용의 영향(제한)을 받는 국민이어야 하는데, 국가기관으로서 특검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특검측은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원고적격에 대해 처분의 상대방이 국가기관(특검)이라도 일반국민과 동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특검의 영장발부가 적법하고 청와대의 불승인이 처분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특검이 일반국민과 동일한 정도의 불이익을 받는다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침해를 받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원고적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이 사건의 경우 압수수색이 늦어진다고 해서 특검이 무슨 침해를 받는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특검측 주장을 반박했다.
청와대측은 집행정지의 요건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성' 부분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에 특검이 아니라도 검사가 2~3천명이나 있다"며 "특검이 국민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보여주기식 수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해야한다"고 강력하게 맞섰다.
청와대측은 "특검의 활동에 대해 정치적으로 공감하는 국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법치주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특검측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반드시 경제적인 손실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 반드시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특검측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2016년 4월에서 10월 사이에 수백 차례 통화했고, 그 휴대폰이 청와대 서랍에 보관돼 있을 것이 확실시 된다"며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차명 휴대폰을 압수수색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어 "지난해 10월 26일 Jtbc의 테블릿 PC 관련 방송 이후 최순실 씨가 조카 장시호를 통해 윤전추 행정관과 통화해 박 대통령과 연락을 시도했고, 이후 장시호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최순실씨의 얘기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런 자료들이 청와대에 있다고 확신하며 이러한 국정농단 관련 자료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사안이 이번만으로 끝나는 단일 사건이 아니라, 유사한 사례가 앞으로 활발하게 있을 수 있다"며 "심문 내용을 심사숙고해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의 심리가 쟁송수단이 없는 법적 공백 상태에서 소송으로 오게됐다"며 "이러한 입법 공백에 대해 재판부에서 손을 놓을 것이냐, 아니면 다른 법률 조항을 유추해서 해석론으로 가져가느냐하는 문제로 보인다"면서 재판부의 고민의 일단을 내 비쳤다.
이날 재판부가 "제출할 서면을 오늘 중으로 제출하라"며 심문을 끝마침에 따라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결론은 이르면 16일 오전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