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관제데모와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지원에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뒤늦게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방안을 내놨다.
사전심사를 위한 '심의회의'를 신설하고 과반수이상의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이사회의결 및 외부 공시 등으로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논란에 다시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부에 지급하는 10억 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CSR 기금) 지출은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내용을 외부에 공시키로 했다.
외부 단체나 기관의 요청에 따른 기부, 후원, 협찬 등의 후원금과 삼성전자의 사회봉사활동, 산학지원, 그룹 재단을 통한 기부 등 사회공헌기금이 모두 해당되며 분기별 운영현황과 집행결과 점검 등 구체적 실행 방안도 담았다.
지금까지는 기부금에 한해 자기자본의 0.5%(약 6800억 원) 이상(특수 관계인은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만 이사회에서 결정했지만 향후 10억 원 이상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을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준법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사회에서 결정한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에 대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하고 분기별로 발간하는 사업보고서와 매년 발행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을 게재할 예정이다.
사전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법무를 비롯해 재무, 인사,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팀장이 참여, 매주 한 번씩 모여 심사를 진행하는 심의회의도 신설된다. 1천만 원 이상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이 심의 대상으로 회의에서 지원이 결정된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진행된다.
운영과 집행결과에 대한 점검도 강화된다.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의 운영현황과 집행결과는 분기에 한번 씩 심의회의와 경영진뿐만 아니라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에서 점검할 계획이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집행을 점검하게 돼 투명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위기상황 모면을 위한 임기응변으로 진정성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