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소비자들의 구매행위는 제품의 구매자체 이상의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고객(B2B고객)과 소비자(B2C고객)들은 최고의 기술과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의 몇 가지 기준으로 구매를 한다. 즉, 고객과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을 결정하는 기준은 내게 얼마나 필요한가? 사용하기에 얼마나 편리한가? 사용상의 위험은 없는가? 내가 원하는 이익과 편리함을 얻을 수 있는가? 이다. 기업의 판매, 세일즈 역량은 이러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 역할 수행의 성과는 매출, 이익, 시장점유율로 확인할 수 있다.
제품과 서비스가 가진 기술과 기능상의 한계효용은 체감한다. 하지만 잘 구성된 가치는 한계효용이 체감하지 않고, 한계효용이 체증할 수 있다. 한계효용 체증을 확보하는 판매/세일즈 모델이 미래의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비즈니스의 방향이다. 고객과 소비자는 하나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를 통해 더 많은 삶과 업무에서의 가치를 기대한다. 가치의 한계효용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를 개발(고객과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병합하고 다양한 가치를 연결하는)하고 제안능력을 개선해야 한다.
최근에 읽은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에서는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직과 조직 구성원의 지적인 능력이 자본이 된다고 주장을 한다. 이를 위한 핵심은 업(業) 즉 비즈니스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목적과 수단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영업, 즉 세일즈 방식을 다시 디자인 해야 한다. 회사와 제품의 가치와 역량이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분리되면 안된다. 제품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표현되지 않은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알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무네아키는 츠타야 서점을 성공시켰고, 사가현 다케오 시의 시립도서관(5만의 시민 중 20%의 주민들 만이 이용하던 도서관)을 혁신해 13개월만에 130만명이 방문하도록 하였다. 무네아키의 성공 요인으로는 업(業) 즉 비즈니스의 관점을 바꾼 것으로, 도서관을 “개인의 서재로”, “책을 빌리는 장소에서 책을 이용하는 장소로”, “기업중심 관점에서 고객 즉 소비자 중심의 관점으로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또 하나 무네아키의 성공비결은 고객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즉, 책의 분류를 전통적인 분류방식에 따르지 않고, 주제별로 책의 위치를 배치한 것이다. 예를 들어 잡지코너, 소설코너, 단행본 코너 등으로 구분하지 않고, 고객과 소비자들이 책을 구매하는 라이프 스타일, 책의 내용이 제안하는 내용 즉 장르에 따라 매장과 도서관의 책을 새롭게 배치한 것이다. 그리고 여행코너의 접객 직원은 20권 이상의 여행 가이드 책을 출간한 전문가를 배치해 고객들을 응대하게 하여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향상하였다. 여기서 몇 가지 비즈니스의 통찰(insight)을 얻을 수 있다.
비즈니스는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고 고객이 필요에 의해 매입/구매를 하도록 고객과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다. 판매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공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려 하지 말고, 고객과 소비자가 필요하도록 해서 스스로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B2B기업이든, B2C기업이든 반드시 새롭게 가져야 하는 판매와 세일즈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혁신이다. 고객과 소비자자 원하는 매장은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해서 구매하는 매장이다. 팔려고 조급해 하지마라. 고객과 소비자가 스스로 구매하고 싶도록, 필요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직원들의 역량은 기업과 제품이 가진 가치를 고객과 시장을 연결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판매/세일즈 직원들의 역량을 개발해 고객과 소비자들의 구매 상담가, 구매코치, 구매 컨설턴트 정도의 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해서는 안된다. 스스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목표달성을 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관리 받는 직원들은 시키는 일만 하고, 책임지지 않고, 수동적이며 자율과 자유가 없는 행동을 한다.
이를 고객과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상담하기 싫은 직원이고, 상담을 꺼리는 직원의 모습이다. 고객의 요구는 다양하고 수시로 변한다. 이러한 고객과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다른 직원들과 함께 고객과 소비자들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협력이 가능한 업무문화를 갖추어야 한다. 이런 문화형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제품에 숨겨진 즉 표현되지 않은 가치 즉 고객과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업무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서는 가치를 병합할 수 있어야 한다. 여행에 관련된 책을 구매하려는 고객과 소비자는 여행가이드 책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고, 여행의 종합적인 경험을 원한다. 하지만 현재의 서점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판매/세일즈 하지 않는다.
고객과 소비자들은 구매 이후의 라이프스타일 혹은 업무스타일 전체가 다 풍요로워 지기를 바란다.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과 업무스타일을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이 가진 가치를 연결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들은 자신의 구매결과로 업무에서의 성과향상뿐만 아니라 조직생활에서의 혜택(인정, 승진, 인간관계, 영향력 등)을 기대한다. 고객과 소비자들의 구매행위만 보지 말고 구매 후 그들이 기대하는 가치 또는 기대하지 못했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가치제안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무네아키가 제안하는 가전매장의 모습은 '남자가 요리하는 코너'를 만드는 것이다. 이 코너에는 남자가 요리를 할 때 행하는 모든 행동을 분석해 필요한 제품과 정보를 주는 요리책, 남자가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 남자들을 위한 요리 세미나 개최 등을 함께 비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매장은 더 이상 가전제품 매장이 아닐 것이다. 고객과 소비자의 구매를 촉구하는 장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