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성고문사건 피해자였던 권인숙 교수 영입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아직도 여성의 희생이 여전하다"고 여성 차별 현실을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시청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 33회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여성 차별이 개선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여성정책이 여성의 삶, 여성의 현실까지 뿌리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10 to 4 더불어 돌봄', '성별 격차해소', '안전사회' 내용을 담은 여성 및 성평등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여성의 '독박육아' 현실을 지적하며 "먼저 '10 to 4', 즉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는 것"이라며 "주 52시간 법정 노동시간을 준수하면서 초등학교 입학 전 엄마, 아빠에게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젊은 여성들은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 또는 다른 여성의 도움 없으면 일하기 어렵다"며 "결국 다른 여성이 돌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되는 것이고 제 딸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성별격차 해소'에 대해서는 "남녀 일자리 차별이 고쳐져야 한다. 여성과 남성이 차별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해서 여성 비정규 문제 해결, 여성 고용 우수기업 인센티브로 여성들의 노동 진입을 확대 하겠다"고 약속했다.
20~30대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확대를 위한 블라인드 채용제 도입도 강조했다.
특히 "정부도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 단계적으로라도 남녀 동수 내각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전 사회 정책'에 대해서는 오랜 고통 속에 있지만 드러내기 힘든 데이트 폭력과 성폭력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성폭력이나 데이트폭력 또 디지털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지켜내겠다"며 "공교육에 성교육을 포함시켜 어린 시절부터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특히 모든 차별문제와 삶의 문제가 중첩된 50대 여성층에 대해 "50대 여성은 우리 사회 거의 모든 걱정거리를 갖고 있다"며 "때문에 50대 여성의 고민을 해결 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일자리 마련을 통한 소득 증가 ▲사교육비를 축소를 통한 자녀교육비 부담 절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증가를 통한 고용불안을 해소 ▲ 의료부담을 줄이기 위한 병원비 100만원 상한제 ▲치매에 대한 국가 돌봄 확대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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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표는 "성평등은 모든 평등의 출발"이라며 "성별 연륜 학력 등에 차별받지 않는 그런 세상, 그런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이날 여성학자인 권인숙 명지대 교수를 영입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16일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하며 여성 정책 구상을 발표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권 교수는 1986년 '부천서 성고문사건'의 피해자다. 당시 부천경찰서 경장이던 문귀동이 조사과정에서 22세 대학생 권인숙을 성추행한 사건이다. 이후 권 교수는 문귀동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혁명을 위해 성적 수치심을 이용한다'며 문귀동을 무혐의 처리하고 권 교수만 구속기소했다.
이 사건은 공권력이 추악한 방법까지 동원해 민주화 운동을 탄압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권 교수를 적극적으로 변호하며 문귀동의 유죄를 이끈 사람이 고 조영래 변호사다. 당시 현재 서울시장인 박원순 변호사도 함께 한 것으로 유명하다.
권 교수는 이날 영입 기자회견에서 "권인숙 스스로가 폭력의 피해자로만 살지 않은 것처럼 지금의 여성들은 피해자가 아닌 저항하고 외치는 광장의 주인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문재인 후보가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의지대로, 여성들의 대통령이 되는 길을 함께 찾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