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조기 개헌'을 내세우며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개헌 반대 세력'으로 몰아가며 연일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도 대선 전 개헌에 대해 반대입장을 나타내며 '차기 정부'에서 논의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음에도 거듭 민주당과 문 전 대표만을 향해 압박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KBS 라디오에 나와 "5월 9일 이후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여소야대가 된다. (그렇게 되면) 총리를 제대로 뽑을 수 없고 국정운영도 어렵게 된다"면서 대선 때 국민투표를 주장했다.
인 위원장은 "그동안 6명의 대통령이 다 마지막에 불행하게 된 걸 보고서도 자기들은(민주당·文)은 그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은 오만"이라며 "불 보듯 뻔하다. 이 제도(개헌)는 고쳐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87년 같은 경우 국회 발의에서 국민투표까지 4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국회에서 의지만 있다면 충분하다"며 대선 전 개헌에 힘을 보탰다.
정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를 향해 "개헌 논의에 대해 의회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19대 국회에서 개헌을 주장해오다가 지금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다른 발언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가 교섭단체 3당의 개헌 추진에 반대한 데 대해 "대선주자들이 나서서 정치 공학적으로 개헌에 반대하는 건 역사적으로 죄를 짓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국회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가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조금만 버티면 제왕적 대통령이 된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 국정농단으로 인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느꼈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문 전 대표가 (개헌을) 반대한다고 침묵과 반대를 이어왔다"고 비판했다.
박주현 의원도 "일단 권력구조에 대한 개헌에 합의해 이번 대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치는 건 타당한 선택"이라며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가 개헌 논의 자체를 막는 발언과 태도를 보이는 것에 심히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바른정당은 "가장 큰 적폐청산이 개헌"이라면서 '대선 때 개헌안 국민투표'에 반대 의견을 표시한 민주당과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제왕적 대통령제, 지금까지의 낡은 권력구조에 대한 총체적 탄핵"이라면서 "이제 무너진 시스템을 즉각 개헌을 통해 다시 정비하고 대한민국이 다시 나아가야 한다"고 힐난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야 3당의 개헌 노력과 합의에 대해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정병국 의원도 "대한민국 병폐 척결의 조건은 개헌이다. 그러나 민주당 개헌론자들 까지 대선에 눈이 멀었다"며 "불행한 대통령, 비참한 국민을 또 만들자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가 공동 개헌안을 합의하고 대선일에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정략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개헌이 통과되려면 200석 이상의 의원이 동의해야 하는데, 한명이라도 더 끌어들이려고 하는 태도가 아니라 유력한 대선후보를 비판하고 공격하는 목적 밖에 보이지 않으니 정략적이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3당이 조기개헌에 합의한데 대해 "정략적 졸속합의"라고 힐난했다.
그는 "국회 개헌특위 논의도 무시하며 부랴부랴 개헌을 추진하는 이유는 정치셈법"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적폐청산을 위한 개헌을 원하는 국민은 정략적 모습으로 개헌을 추진하는 국회를 보고 뭐라고 하겠느냐"면서 "진정 대선 날 개헌을 추진하자고 한다면 민주당 의원들의 뜻부터 물어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