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공예공방촌을 방문해 양미영 작가 및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주자 문재인 후보
"최선이 없으니 차선으로라도 문재인을 지지하는 거지 뭐…"
광주에서 20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유모 씨(63·남)에게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하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 "문재인은 말이 바뀌어서 싫다"고 잘라 말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 문제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의 입장 변화가 탐탁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소위 '호남 홀대론' 문제를 들어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래도 문재인이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오면 호남 사람들은 또 밀어주긴 하겠죠. 나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을 찍어줄 순 없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또 "내가 주변사람들이랑 대선 얘기를 해도 다들 전반적으로 그렇다"고 호남 민심을 전했다.
지난 23~24일 이틀 간 돌아 본 호남 민심은 '문재인 대세론'이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앞서 택시기사 유씨 같은 중·장년층은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압도적으로 보내기 보다 '차선'으로 생각했다.
호남 중·장년층의 '반문정서'는 지난 해 총선 때보다는 누그러진 상태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 금남로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용 씨(남·70대)는 "우리는 그 동안 북한에 뺏기기만 했제"라며 "(문 후보는) 줏대가 없고 안보관이 불안하다. 김대중(전 대통령)만 따라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사람은 문재인 선호하는가 본데 중년이상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하는 후보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목했다. 이씨는 "선량하다, 믿음직스럽다"라고 답했다. 다만 낮은 지지율을 아쉬워했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 씨(남·50)는 문 후보 보다 이재명 후보를 꼽았다.
그는 '적폐청산'을 강조하며 "이재명이 적폐청산을 문재인보단 더 잘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광주 금남로 먹자골목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고 있는 박모 씨(여·50대)는 "이렇게 나뉜 상황에서 자기 목소리만 내면 안 된다"며 "그런 면에서 안희정이 믿음직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안희정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
같은 장소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할머니는 옆에서 "나는 거시기 정치고 뭐고 그냥 나라가 잘 돌아갔으면 좋겄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1위 굳히기에 들어간 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것을 예상하며 '차선책'으로 문 후보를 찍겠다는 분위기였다.
2030과 40대에선 문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는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호남의 세대투표 현상이 여론에서도 짐작됐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만난 문 후보 지지자 이 모씨는(여·33) "다음 대통령은 깨끗하고 흠결 없는 문재인 후보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광주에 한 베이커리에서 만난 20대-40대 모녀는 "저희는 가족 모두가 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대학생이라는 딸은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 호남 지역도 잘되고 우리나라 경제가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30대 남성은 "무조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다음 정부는 이명박근혜 정부의 적폐청산도 해야하고 경제도 국민의 삶의 질도 돌봐야 한다"며 "인수위도 없어서 정말 준비를 많이 한 후보가 되어야 한다. 문재인 후보가 지난 5년간 준비한 거 아니냐. 참여정부 때 하신 일들을 보면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 금남로 거리에서 사회단체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20대 청년 김 모씨는 "민주당을 지지하긴 하지만 경선 후보자들 중 특별히 선호하는 인물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문재인이 대선주자가 되면 문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의 심장 '호남'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7일(내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리는 호남 순회투표를 앞두고 경선주자들은 지난 일주일 동안 호남 일정에 집중하며 지지 호소에 나섰다. 또한 호남 민심을 자극하는 네거티브 공방이 기승을 부렸다.
과연 문 후보가 대세론을 유지하며 과반득표를 얻어낼지, 네거티브 공세와 반문정서로 대세론이 꺾일지 주목된다. 이제 승부는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