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의 고연령층은 1인 여생 평균 8100만원의 노후 의료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2016년 진료비통계지표(건강보험심사평가원)'와 '2015년 생명표(통계청)'를 토대로 65세 이후 총진료비를 추산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여성 1인당 진료비는 약 9090만원으로 남성 1인당 진료비 7030만원보다 2060만원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보건산업진흥원에서 2011년 진료비통계를 기초로 분석한 당시보다 남성은 36.8%, 여성은 32.9% 증가한 수치다.
따라서 노후의료비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위원회는 이에 국민의 노후의료비에 대한 인식과 준비수준을 파악하고자 '행복수명지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다수가 노후의료비를 실제 금액보다 과소예상하고 있으며 준비수준 역시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가 분석한 '행복수명지표'에 따르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평균 노후의료비 지출 예상액은 2538만원으로 노후의료비 추산치의 1/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성은 노후의료비 지출을 2269만원으로 남성의 2710만원에 비해 441만원 적게 예상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63.3%는 노후에 필요한 의료·간병비 수준을 500만원 미만으로 예상했으며 26.0%는 노후의료비에 대비한 민영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 관계자는 "민영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도 의료비보장 가능금액이 500만원 미만 소액인 경우가 50.8%에 달해 노후에 예상치 못한 의료비 지출이 가계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행복수명이 80세 이상인 집단은 민영보험으로 충당 가능한 의료비가 1100만원을 상회했으나 행복수명이 60세 미만인 경우 54만원 수준으로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노후의료비 준비상황에 따라 행복수명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수명지표 연구를 맡은 서울대학교 최현자 교수(소비자학과)는 "실제 필요금액에 비해 노후의 의료비에 대한 현실인식과 준비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년에는 경제활동기에 비해 소득이 감소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의료·간병 지출 증가가 불가피하니 생활비 외에 노후의료비에 대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창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의 노후파산 사례에서 보듯 노후의료비가 노후빈곤을 심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국내의 경우 일본보다 공적 사회안전망이 취약해 더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연금을 통해 노후생활비를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노후의료비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며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 역시 그에 맞게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