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소식 1.
일반 서민들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돈을 세금으로 체납하는 고액체납자들.
국세청은 매년 1년 넘게 국세 3억원 이상 체납한 사람들에 대해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데요.(올해 말부터는 국세 2억원을 체납한 체납자들의 명단을 공개합니다.)
체납자들의 명단을 보면 가장 많은 국세를 체납한 개인은 전 한보철강 대표인 정태수 씨로 1992년부터 증여세 등 총 73건(2225억2700만원)을 체납했고, 법인 중에는 삼성금은(대표자 박덕순)으로 부가가치세 등 총 14건(1239억1300만원)을 체납했습니다.
재산이 아니라 세금이 수천억원이라는 것이 실감 나시나요?
그런데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저렇게 세금을 체납하고도 해외여행을 다니며 호화롭게 사는 고액체납자들입니다. 이들은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의 명의로 재산을 돌려놓고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에 국세청과 관세청을 손을 잡고 이들이 해외여행을 하고 국내로 들어올 때 고가의 가방이나 골프채 등을 가지고 들어오면 이를 압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관세청은 고액체납자들 여행자 휴대품 뿐 아니라 해외직구 한 물품, 일반 수입품도 모두 압류해 매각한 뒤 그 금액을 국세청에 주기로 했습니다. 국세청은 4월 한 달 간 대상자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한 뒤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제도 시행으로 이제 고액체납자들이 체납세금을 납부할까요?
여기에 대해선 대부분이 회의적입니다. 수백억원, 수천억원씩 체납한 고액체납자들이 몇백만원짜리 물품을 압류당했다고 해서 체납세금을 내겠냐는 의구심과 더불어 압류된 물품을 매각한다한들 체납정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는 것입니다.
공항에서 들어올 때는 내가 산 물품을 타인에게 맡겨고는 '내 물건이 아니다'라고 잡아뗄 수도 있고 해외직구나 일반 수입의 경우에는 타인의 명의로 물품을 들여오는 등 빠져나갈 구멍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과 관세청은 체납자들의 '심리적 불안'과 '위압감', '공포' 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크다고 말합니다. 제도 시행으로 체납을 하면 해외여행마저도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더 큰 목적이라고 말합니다.
국세청과 관세청의 바람대로 제도가 시행되면 얌체 체납자들이 세금을 내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稅소식 2.
정부의 예산안은 한 해 동안 나라살림을 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예산안에 따라 각 돈의 쓰임새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국민들의 삶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산안을 짜면서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고 어떤 곳부터 예산을 사용할 지에 대한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부는 지난 28일 나라의 한 해 살림살이를 결정지을 '2018년 예산안 편성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저출산·양극화 등에 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달 12.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없이 청년 실업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에 정부는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 사업과 청년 창업에 대한 재정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소득기반과 일자리 사업의 지원 폭을 늘려 소득의 양극화 문제도 풀겠다고 했습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선 직장어린이집을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기술개발, 인력양성, 인프라 조성 등의 투자를 늘려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재원, 즉 '돈'입니다.
정부가 가진 실탄만 많다면 청년 실업과 저출산 극복 등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면 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세수가 전년도보다 24조7000억원이 늘어나 정부만 호황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올해는 세입여건이 지난해처럼 밝지만은 않을 전망입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 여건이 좋지 않고 연말에는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충격을 주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내수경제 타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모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예산안을 편성할 지 두고봐야겠습니다.
稅소식 3.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국관세사회장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관세사회장은 2년 동안 관세사 업계를 이끌어 갈 대표로서 그 책임이 막중합니다. 관세사 업계의 보수료 덤핑 현상, 타 직종의 업무영역 침해, 관세사 위상 강화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기호 1번 안치성 후보, 기호 2번 김광수 후보, 기호 3번 세 명의 후보들 모두 산적된 현안들을 해결할 적임자라고 외친 끝에 기호 1번 안 후보가 제24대 회장으로 당선됐습니다. 지난 23대 선거에 이어 두 번째 입니다.
안 회장은 임기 내에 관세사법을 개정하고 보수료 개선 등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습니다.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과 관련한 전산문제와 통관프로그램 유지보수 문제들도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선소감에서 뼈 아픈 얘기도 했는데요. '흑색선전'입니다.
안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처럼 악몽같은 흑색선전이 재발하지 않도록 선거규정을 개정하겠다"며 "회장 선임을 평생 2회로 한정하고 여성 부회장 선임을 위한 규정도 정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화합해야 할 관세사회원끼리 이번 선거를 치르며 안 회장과 경쟁을 했던 후보는 "통관프로그램 문제에 매달려 한 일이 없다"며 비판했고 안 회장이 "허위 비난"이라고 맞서면서 선거전은 흡사 진흙탕 싸움처럼 되는 모양새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회장 선거가 끝났지만 이제는 회원 간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야 할 일이 남았는데요.
안 회장의 "이제는 화합과 포용으로 얼룩진 상처를 치유할 때"라는 발언처럼 관세사회가 화합해 관세사 업계의 현안을 해결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