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 중 15사 순이익 감소…KB 적자전환, 한화는 적자 급증
이익 증가는 찔끔 감소는 대폭…거래부진에 M&A 부대비용 영향
◆…자료 금융투자협회.
작년 주식 거래량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익감소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침체기를 맞았다. 여기에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M&A로 인한 통합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발생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거나 이익이 감소했다.
10일 증권사들이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공시한 2016년 결산 실적에 따르면 상위 19개(자본 기준) 증권사 가운데 전년도보다 이익이 늘어난 회사는 5개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IBK투자증권은 전년도보다 5.94% 많은 3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회사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 키움증권(3.56%), NH투자증권(3.18%), 유진투자증권(1.1%) 등의 순으로 이익폭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동부증권은 3억원의 작은 규모이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순익 톱5에 메리츠·한국투자·NH·삼성·키움증권 순 랭크
당기순이익의 절대 규모면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전년도보다 이익규모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25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켰다. 그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2437억원), NH투자증권(2110억원), 삼성증권(1633억원), 키움증권(1398억원) 순으로 상위 5개사에 올랐다.
◆…자료 금융투자협회.
이번 조사대상 19개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이익이 감소한 회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유안타증권, HMC투자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14개에 이르렀다.
KB증권은 2015년 26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3억4300만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과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을 대규모로 반영한 영향이 컸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통상 합병기업들이 합병 전 과거 재무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낸 후 새 출발을 하는 점도 반영되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2015년 4285억원의 흑자를 나타냈으나 지난해에는 278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쳐 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 회사도 합병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손익구조가 나빠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25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도 2968억원에 비해 이익이 14.76%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식 거래량 감소 등 증시영향에 따라 수익이 들쭉날쭉할 수 있다"며 "메리츠의 경우 리테일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작고 다양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기업금융, 부동산 등 신규 수익원 덕분에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24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전년 2560억원에 비해 4.8%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633억원에 그쳐 전년 2575억원에 비해 36.58%나 급감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순이익이 줄기는 마찬가지였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6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768억원에 비해 17.45% 줄어들었다.
HMC투자증권도 전년 507억원에 비해 19.33% 줄어든 409억원의 순이익을 발표했고,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쳐 전년의 263억원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유안타증권 역시 2015년 450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206억원으로 추락하면서 실적이 반토막났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작년 금융투자업 전반에 위기 요인으로 작용한 대외변수들로 인해 순익이 줄었다"며 "범중화권 네트워크를 활용한 크로스보더 IPO딜 성공과 중기특화증권사 선정을 발판 삼아 차별화된 특화상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적자 폭을 18배가량 키워 가장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657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해 전년도의 88억원에 비해 1783%나 손실이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는 2015년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규모를 크게 늘렸으나, ELS 운용 손실이 불어나면서 실적이 악화되는 바람에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업계 전체가 수익성 악화로 고개를 떨궜지만 국내외 악재에도 체질 강화로 실적 개선을 이뤄낸 증권사들도 있었다.
초대형IB 군에서는 NH투자증권만 나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2110억원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도의 2045억원보다 이익 규모가 3.18% 늘어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식 거래대금과 채권평가손익 감소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상황 속에서도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았다. 지난해 구조조정 효과를 거둔데다 IB부문의 영업실적 개선으로 견고한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형사 중에서는 동부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증권은 2015년 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억원의 당기손익을 올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키움증권은 작년 13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1350억원에 비해 이익 규모를 48억원 키웠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리테일·IB·투자운용 등 각 부문에서 고르게 양호한 실적을 거뒀고 자회사 실적도 개선된 덕분"이라며 "특히 리테일 부문의 주식시장 MS 증가와 IB부문에서 IPO 실적과 구조화 금융 등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이 주된 이유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재작년 453억원에서 지난해 4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평년 수준을 유지했고, IBK투자증권도 지난해 321억원을 올려 전년 303억원에 비해 5.94% 당기손익을 늘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