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지난해 2건 제재받아 NH투자증권과 함께 '최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상위 5개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조세일보가 국내 증권사 상위 5곳의 지난해 금감원 제제공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2016년 한해 동안 각각 2건의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 이어 삼성증권이 1건, 미래에셋대우가 대우증권과 합병 전인 구 미래에셋증권 시절 1건의 제재를 받았다. KB증권은 통합 전 현대증권이 받은 제재를 제외하면 별도 제재가 없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신탁재산 상호 간 거래금지 위반 탓으로 금감원 제재를 받았다. 2013년 10월부터 11월 사이 신탁재산 간 총 12회, 금액으로는 316억원 상당의 CP 등을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신탁계약 해지에 따른 금액을 지급하기 위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신탁업자가 운용하는 다른 신탁재산 또는 투자일임재산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3월에는 투자자 주문기록 유지의무 위반 건으로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한투증권 청주지점은 2015년 3월부터 2015년 11월 기간 중 위탁자 A씨 등 11명으로부터 접수 받은 주식종목 관련 매매주문 총 1390건(37억1100만원)에 대한 주문기록을 보관하지 않다가 금감원에 적발됐다.
현재 자본시장법에서는 증권사가 주문기록, 매매명세 등 투자자의 주문 기록을 10년간 기록·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에 앞서 최근 2년 반 동안 총 3건의 금융당국 제재를 더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올해 2월, 2010년 1월 ~ 2015년 5월 사이 채권매매·중개 거래 목적으로 거래처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았다가 금감원 징계를 받았다.
모 금융사로부터 2박3일 해외 골프접대를 제공 받는 방법으로 5회에 걸쳐 총 679만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이로 인해 직원 1명에 자율처리필요사항 제재와 과태료 3750만원을 부과 받았다.
2015년에는 해외 현지법인 관련 보고(11월)와 주문기록 유지의무 위반(2월) 탓으로 두 차례에 걸쳐 금감원 제재를 받았다. 해외법인이 소재국가의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실을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현행법에서는 증권사 해외법인이 현지 소재국가의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경우 사유발생일로부터 7일 이내에 금감원장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12년 5월 경 해외법인이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 관련절차 점검'의 제재를 받았음에도 이를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지난해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이익을 부풀렸다가 징계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등을 평가하면서 적절한 기준을 사용하지 않았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산과 부채의 공정가치는 측정일의 시장정보를 사용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게다가 내재변동성 수치를 1%p 높이는 방법으로 247억원의 당기순이익이 과대 계상된 허위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또 NH가 자격요건이 안 되는 임원을 선임하고도 이를 보고하지 않은 사실도 함께 적발했다. 자본시장법상 감봉조치를 받은 직원은 3년간 임원으로 선임할 수 없는데도 이를 위반했고 선임 사실도 금융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이 적발됐다.
4월에는 수조원 규모의 불법자전거래 혐의가 포착됐다. 이 회사는 2009년 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총 1021회, 금액으로는 5조5636억원 상당의 ABCP, 채권 등을 거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전거래는 증권사가 두 개 이상의 내부 계좌를 이용해 동일한 주식이나 채권 등을 반복적으로 매매하는 행위로 현행 자본시장법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은 주문기록, 매매명세 등 투자자의 매매 자료 관리 소홀로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미래에셋대우는 구 미래에셋증권 시절 신탁재산 상호 간 거래 금지 위반 건이 적발됐다. 이 화사는 2009년 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신탁재산 상호 간 총 2974회, 10조 5935억원 규모의 CP 및 ABCP 등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후이익 제공건도 문제가 됐다. 위탁자의 신탁재산을 운용한 결과 수익률이 목표수익률에 미달하자 신탁보수를 할인해 주는 방법으로 총 2억2200만원의 이익을 제공하다가 금감원에 덜미를 잡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