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전라남도 목포역 앞에서 집중 유세를 벌이고 있다.
"박지원 지역구인데 安 뽑아야지" vs "안철수, 시기상조"
"문재인 미워도 구세력 청산 확실히 할 것"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최대 격전지인 호남 민심이 안갯속을 달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과반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호남이지만 국민의당 의원 절대다수가 호남이라는 점에서 호남 '올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4일 찾은 전라남도 목포에서 만난 시민들은 문 후보와 안 후보를 두고 저울질을 하는 분위기였다.
문 후보의 승리를 일찌감치 내다보는 표심이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문 후보의 대세론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목포는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노년층에선 안 후보의 지지세가 뚜렷했다.
목포역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유씨(62세·여)는 "나는 문도 아니고 안도 아니지만 연세 좀 있는 손님들이 논의하는 것 들어보면 열에 아홉은 안"이라고 전했다.
그는 "안이 어디 출신인지 몰라도 여기는 무조건 안이라고 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고 귀띔했다.
이날 안 후보가 목포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안 후보를 기다리고 있던 박씨(81세·남)는 "여기 사람들은 안 후보가 맞다(지지한다)"면서 "박지원 대표가 목포 국회의원 아니냐. 그러면 안을 뽑아야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로 옆 구둣가게를 운영 중인 김씨(60대 중반·남)도 "박지원이 지역구 국회의원인 것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맞장구쳤다.
◆…전라남도 목포 신항에 인양된 세월호를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등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시민들도 볼 수 있었다.
전업주부인 김씨(54세·여)는 "지금 같은 시국에서 딱히 우리가 바라는 후보는 없는 것 같다"면서 "요즘 정치가 너무 시끄러워서 가족들 사이에서도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에 대해 대화도 나누지 않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 중인 바리스타 서씨(39세·여)는 "아직은 안 후보가 나올 때는 아닌 것 같다. 추후에 나와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감으로는 문 후보나 심 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뽑는 게 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진도 출신이라고 밝힌 김씨(30대 후반·여)는 "주위에 물어보면 문 아니면 안이긴 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저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지하고 있던 터라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안 후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문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상당했다.
목포 신항에서 만난 택시 운전사인 이씨(71세·남)는 "TV를 보니깐 안철수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사면을 할 수 있다는 것처럼 말을 했다고 듣고 욕이 튀어나왔다"면서 "아직 안철수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이 노무현 정권 때 호남을 홀대해서 밉기는 하지만 최근에 구세력들만큼은 확실하게 청산한다고해서 믿음이 간다"고 밝혔다.
목포역 인근에서 철물점 가게를 운영하는 전씨(61세·남)는 "(안 후보를) 지역에서 아무리 밀어준다 해도 그것도 사람 나름"이라면서 "안 후보는 아직은 정치 생명(경험)과 경력이 짧아서 대선후보에 나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