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조기대선'의 선거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대선후보 가족들의 유세도 치열해지고 있다.
배우자 뿐 아니라 아들과 딸 등 자식들까지 총동원돼 후보들의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 후보들이 TV토론에 주력하며 가족들이 오프라인 선거유세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또 후보들이 거점 지역 위주로 유세를 다니기에 그 외의 군소지역을 다니며 '빈 공간'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다.
대선후보 별 특징과 강점이 다른 만큼 후보 가족들의 유세 전략도 각양각색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부인 김정숙씨(왼쪽 세번째)이재명 시장 부인 김혜원씨, 박원순 시장 부인 강난희씨 ,안지사 부인 민주원씨(왼쪽부터)(사진=문 후보 블로그)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물은 단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아내인 김정숙 씨다.
김 씨는 '문재인의 호남 특보(특별보좌관)'로 불릴 만큼 호남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강하다는 호남의 민심을 돌리기 위해 지난해 추석부터 약 8개월간 매주 1박2일 호남지역을 돌며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대중목욕탕도 마다하지 않으며 지역주민들과 '밀착형' 유세 행보로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특히 도심 뿐 아니라 전남에 위치한 섬들도 매주 1박2일로 찾아가며 호남 구석구석을 파고들고 있다. 그간 김 씨가 찾은 섬은 낙월도와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자은도, 노화도, 보길도, 소안도 등 10여 곳에 이른다.
성악가 출신인 김 씨는 쾌활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문 후보가 진중하지만 낯을 가리고 스킨십이 부족한 약점을 김 씨의 쾌활함과 적극성이 메워주고 있다는 평가다.
당 안팎에서는 대선경선에서 60.2%라는 호남 압승을 거둔 데도 김 씨의 '호남 다지기'가 주효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대선본선의 호남 압승을 위해 9일 대선일까지 호남에 상주하며 전략적으로 호남민심을 파고들 계획이다.
특히,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 후보와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아내 민주원씨와 이재명 성남 시장의 아내 김혜경씨의 지원사격도 눈에 띤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이 지방자치단체장이어서 선거 지원 활동을 할 수 없기에 경선 후보 부인들이 지원에 나선 것이다.
안 지사의 아내 민주원씨는 지난 24일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첫 TV찬조연설에 나섰다. 또 민 씨는 전날(24일) 충남 천안 유세에 참석해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안 지사의 큰 아들 정균씨 역시 유세단원으로 활동하며 적극적인 유세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시장의 아내 김혜경씨도 김정숙씨와 함께 호남을 돌며 문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2017 건강서울 페스티벌'에 박원순 서울시장 아내인 강난희씨까지 4명의 아내들이 지원유세에 동행해 주목받았다.
◆…지난 23일 MBC 방송연설에 출연해 홍준표 후보를 변호하고 있는 부인 이순삼 씨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 부인 이순삼씨는 "설거지는 여자가 하는 일"이라는 여성 폄하적 발언과 '돼지흥분제' 성폭행 모의로 수세에 빠진 남편을 변호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23일 MBC 대통령선거 방송연설에 출연해 "우리 남편은 그동안 많은 말을 했지만 그 중에 거짓말, 틀린말은 단 하나도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홍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진화시키려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이 씨는 "남편이 말을 조금 직설적으로 세게 하는 경향이 있다”"서도 "과연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막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쓴소리를 하지 못하고 눈치만 살피는 그런 사람들이 돼버린 것 같다"며 "아닌 것은 분명히 아니라고 말해주는 그런 사람이 있어야 사회가 똑바로 굴러가지 않을까요"라고 적극 항변했다.
이 씨는 지난 14일과 25일 연 이틀 동안 홍 후보와 함께 대구‧경북 지역을 돌며 '텃밭 다지기'에 힘을 싣고 있다.
홍 후보의 큰 아들 정석 씨도 지난 23일 경남 창원시에서 선거를 도왔다. 평범한 30대 회사원인 그는 휴일에 시간을 내 유세를 돕고 있다.
그는 "나라가 어려울수록 강력하고 결단력 있는 스트롱맨, 저희 아버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부끄러워 하지 말고 당당하게 기호 2번 홍준표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2일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어린이 병원비 국가보장을 위한 음악회에 참석한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씨(사진=안 후보 블로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부인 김미경씨는 2012년 대선과 지난 4.13 총선에서 조용히 남편을 도와 왔지만 이번 대선에선 적극적 유세행보에 나섰다.
김 씨는 지역유세 뿐 아니라 현직 의대교수라는 차별화된 전문성을 살려 의료·복지 등의 행사엔 반드시 참석하고 있다.
또 '여성 전문인'을 강조하며 여성경제인, 자원봉사 단체 등의 행사에 참석하며 안 후보의 관련 정책에 현장 목소리를 담아 보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씨는 전남 여수 출신으로 '여수댁'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1월부터 매주 한번 이상 호남지역을 방문하며 유세를 다녀 안 후보를 '호남의 사위'로 불리게 만들었다.
한편 김 씨는 안 후보와 함께 서울대 교수에 채용됐다는 '1+1' 특혜채용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안 후보의 보좌진에게 사적인 업무를 지시했다는 갑횡포 논란이 일어 사과하기도 했다.
안 후보의 딸 설희 씨는 그동안 아버지의 유세에 나서지 않아왔지만 지난 23일 한 언론사에 의해 부산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됐다.
미국에서 박사 과정 중인 그는 이번 학기 휴학을 하고 귀국해 어머니와 함께 '합동 유세'를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유승민 후보의 대구 동성로 유세차량에 오른 유담 씨(사진=유 후보 측)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부인 오선혜 씨보다 '탕웨이'를 닮았다는 딸 유담 씨가 더 유명하다.
유 후보의 딸은 지난 4·13 총선 때 모습을 드러냈으며 뛰어난 미모가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면서 유 후보에게 '국민장인'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유담 씨는 지난 22일 유 후보의 대구 유세현장에 나타나 이번 대선 선거운동에서 처음으로 아버지를 도왔다.
유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딸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으나 유씨가 자발적으로 지원에 나섰다고 한다.
대학생인 그는 중간고사를 마친 뒤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합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의 부인 오선혜 씨는 다른 후보 부인들에 비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묵묵히 뒷바라지하고 있다.
아들 훈동 씨는 지난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난치병 어린이 돕기 행사에서 유 후보의 명함을 돌리며 유세를 도왔다.
◆…지난 15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기자회견에서 심상정 후보에게 무릎을 꿇고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는 이승배 씨(사진=심 후보 측)
이번 대선 후보자들 중 유일한 여성후보인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의 배우자 이승배 씨도 다른 후보자 부인들 못지않게 유세를 돕고 있다.
심 후보와 남편은 서울대학교 3년 선후배 사이로, 노동운동을 하다 만나 결혼해 '정치 동반자'로써 함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의 아들 이우균씨
심 후보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로 '결혼'을 꼽을 정도 이 씨의 외조는 각별하다. 심
심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이력서에 남편 이 씨의 직업으로 자신의 본업인 '시민운동가'외에 '주부'가 올랐을 정도다.
출판사를 운영해 왔던 이씨는 2004년 심 후보가 민주노동당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집안 살림을 도맡으며 주부역할을 하고 있다.
이 씨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열린 정의당 대선 출정식에도 나란히 참석했고,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도 적극 응하고 있다.
아들 이우균 씨는 지난해 총선 때 심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했지만 이번 대선에도 유세에 나설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심 후보의 아들은 영화배우 이제훈을 닮은 외모로 유명하며 심 후보가 방송에 출연해 "지지자가 늘어야 하는데 며느릿감이 늘어서 슬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