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종합금융회사인 씨티그룹 산하 국내 글로벌마켓증권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조사요원들은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에 들어가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국세청 국세거래조사국은 주로 기업의 역외탈세와 해외거래를 조사하는 부서다. 일정 지분율 이상의 외국 투자법인이나, 국내법인 가운데서도 국제거래가 활발한 기업에 대한 조사를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 글로벌마켓증권 측은 "올해 1월 10일부터 현재까지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 국제조사1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며 "당초 예정보다 세무조사 기간이 연장됐으며 언제 종결되는 지는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무조사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국세청 조사 결과에 따라 세금 리스크가 같은 씨티그룹 기업집단에 속한 한국씨티은행까지 옮겨 붙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기업집단에 속한 씨티증권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국씨티은행까지 국세청 세무조사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앞선 2015년 2월부터 5월까지 해외용역비 과다 문제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경영자문료라는 명목으로 미국 본사 등 해외에 자금을 송출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당시 국세청과 한국씨티은행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해외용역비 중 850억원의 과다계상 여부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씨티은행의 2011년 세무조사에서도 지적된 사항이다.
한국씨티은행은 2013년 용역비로 1890억원을 집행했다. 국내용역비로 500억원이 책정됐으며 나머지 1390여억원이 해외용역비에 쓰였다. 2014년에는 전체 2100억원 가운데 1600억원이 해외용역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 회사는 경영자문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의해 지급하는 것으로 글로벌로 비교하면 2% 정도인 한국 자산규모 대비 자문료는 1%에 불과해 큰 비중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크게 현지법인과 지점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USB증권·JP모건증권 등이 지점형태인 반면 씨티증권은 미국 씨티그룹의 국내 현지법인 형태로 설립돼 한국시티은행과 함께 씨티그룹 기업집단 내부에 속한 회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은 1996년 10월 설립돼 현재 102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337억원, 당기순이익 261억원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