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금융감독원, ( )속은 2015년 순위
작년 19사 중 16사 ROA 감소…수익성 낙제점
증권사들이 지난해 자산 확대 경쟁으로 덩치가 대폭 커졌지만 정작 실속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상위 19개(자본 기준) 증권사의 지난해 평균 총자산이익률(ROA)는 0.43%로 전년 0.90% 대비 반 토막 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들 대부분의 자산 규모는 늘어났지만 수익성은 후퇴한 것으로 자산 1만원을 굴렸을 때 손에 쥐는 돈이 고작 43원에 불과한 셈이다.
지난해 19개 증권사들의 평균 자산은 16조1374억원으로 전년 15조499억 대비 1조875억원 늘었지만 당기손익은 오히려 609억 가량 급감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경쟁으로 증권사들이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한 나머지 내실을 다지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에 외형 키우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수익성과 경쟁력 개선을 고민해 내실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OA 톱5에 키움·메리츠·교보·한국·유진 순 랭크
키움증권은 지난해 2.18%의 ROA를 기록해 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켰다. 그 다음으로 메리츠종금증권(1.48%), 교보증권(1.09%), 한국투자증권(0.85%), 유진투자증권(0.78%) 순으로 상위 5개사에 올랐다.
반면 한화투자증권(-2.46%), 미래에셋대우(-0.01%), 하이투자증권(0.02%)은 하위 3개사에 머물렀다.
작년 국내 주요 증권사 19개사 중 전년도보다 ROA가 떨어진 회사는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등 16개사에 달했다. IBK와 동부증권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ROA를 끌어 올렸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들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내는데 사용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작년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교보증권의 ROA는 소폭 하락에 그쳤지만 1%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전년 대비 0.64%p 하락한 2.18%의 ROA를 기록해 2년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산을 1조 6155억원 불렸지만 당기순익은 44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2위인 메리츠종금증권의 작년 ROA는 1.48%로 전년도에 비해 0.87%p 떨어진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는 증권사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수익성이 악화 된 것이다. 작년 업계에서 가장 많은 25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2968억원에 비해 이익이 14.76% 감소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전년에 비해 0.08%p의 하락률을 보였다. 작년 63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전년 768억원에 비해 무려 17.45%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역시 7431억 감소해 하락폭을 상쇄했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0.78%의 자산수익율을 올려 1년 사이 업계 10위에서 5위로 단숨에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이 회사는 재작년 453억원에서 지난해 4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꾸준한 실적을 유지한 것이 ROA선방의 이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NH KB 삼성 등 대형사 모두 1% 미만
지난해 초대형 IB를 선언한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모두 1%에 미치는 못하는 ROA를 기록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은 자산이 지난해 보다 각각 1조4922억원, 2조8092억원 증가한 반면 ROA는 전년과 비교해 1.12%p, 0.39%p 감소했다. KB증권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95%(2408억원) 줄었으며, 삼성증권은 같은 기간 60.74%(966억원) 감소한 1591억원으로 조사됐다.
NH증권은 지난해 다른 증권사들이 실적개선에 실패하는 사이 나홀로 이익 규모를 키워 전년도와 같은 ROA를 유지할 수 있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0.50%, 0.42%의 ROA를 올려 전년 0.90%와 0.93%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특히 1년 전 업계 7위를 유지하던 하나금융투자는 실적 부진에 따른 자산수익률 감소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유안타증권은 0.21%로 0.34%P, 대신증권은 0.19%로 0.36%p 하락하며 13위와 14위를 기록했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전년 303억원에 비해 5.94% 상승한 321억원의 당기손익을 올려 ROA를 0.07%p나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업계 순위도 1년 새 13위에서 6위로 7계단 상승했다.
동부증권의 경우 2015년 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억원의 당기손익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마이너스 ROA를 탈출했다. 이 회사의 ROA는 재작년 -0.05%에서 지난해 0.03%로 0.08%p 껑충 뛰었다.
ROA가 가장 낮은 회사는 한화투자증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자산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46%를 기록해 전년(-0.12%) 대비 2.34%p 더 떨어졌다. 같은 기간 1658억원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자산 역시 7145억원 줄어든 6조723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미래에셋대우와 하이투자증권는 1년 새 ROA가 0.83%p, 0.38%p 떨어지면서 각각 17위, 18에 랭크됐다.
미래에셋대우는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자산은 전년 대비 38.24%(21조3981억원)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 회사는 재작년 업계 11위의 자산수익률을 올렸지만, 1년 사이 18위까지 주저앉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