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치대·약대·수의대 졸업생의 병원 상표 사용료는 무료
서울대의 상표 값은 얼마일까.
4일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따르면 서울대는 올해 3월 '서울대 상표의 관리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면서 상표사용료 징수율과 정산 기준을 지침에 포함했다.
상표권이 침해당했을 때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스스로 가치를 분명히 한 것이다.
서울대가 출원한 상표는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라틴어 문구가 포함된 둥근 마크부터 한글로 '서울대학교'라고 쓴 것까지 모두 8종이다.
외부기업이 1년간 제품에 서울대 상표를 표시·부착해 유통·광고·선전하려면 '선급사용료'로 1억원 이상을 내고 추가로 총매출액의 5% 이하 '경상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특히 '러닝개런티'인 경상사용료는 매출액과 무관하게 1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한 해 서울대 상표를 사용하려면 최소 2억원의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이다.
다만 교내 창업벤처의 경우 외부기업의 절반 값에 상표를 쓸 수 있다.
또 서울대 의과·약학과·수의과·치과대 졸업생이 병원 등에 상표를 사용할 때는 따로 사용료를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산학협력단은 설명했다.
돈을 낸다고 서울대 상표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부기업이 서울대가 연구·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은 경우 등 서울대와 관련성이 있을 때만 상표를 쓸 수 있다.
또 술이나 담배, 화약이나 고압가스 등 잘못 사용되면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있는 물건, 성적인 암시를 포함하거나 부당하게 성별·인종·지역·연령 등을 차별하는 내용을 담은 상품에는 사용할 수 없다.
사용방법도 까다롭다. 외부기업은 상품에 서울대 상표만 부착해 팔아서는 안 된다. 반드시 외부기업 자체 명칭·상표를 서울대 상표와 병기해야 한다.
이 경우 서울대 상표의 가로·세로 길이는 외부기업 상표 가로·세로 길이의 절반을 넘지 말아야 하며 제품포장당 3개 이상의 서울대 상표를 써서도 안 된다.
외부기업 상품이 서울대가 생산한 상품처럼 보이는 것을 막으려는 조처다.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대학 이름을 상업적으로 막무가내로 쓰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서울대 상표를 쓰려면 상표관리 지침상 기준을 통과하고도 따로 심의를 거쳐 승인·계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