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기 첫날, 자유한국당 당사, 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지도부 회동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0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을 차례로 찾아 당 주요 지도부 및 인사들과 만나 통합과 협치를 당부했다.
대통령에 취임하자 마자 야당 당사와 국회 당대표실을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틴핵으로 국정공백이 큰 상태에서 치러진 대선인데다, 인수위원회 과정 없이 바로 대통령직에 나서 야당과의 협조가 국정운영의 관건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야당인 자유한국당 여의도 당사를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찾아 "안보와 한미동맹, 남북관계 문제 등에 있어서 관련 정보를 각 당들과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 정치가 과거처럼 대립하고 분열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들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제는 선거가 끝났으니 다시 나라를 함께 노력한다는 자세를 저도 갖겠다"면서 "앞으로 국회를 존중하고 또 야당과 소통하고 대화하며 국정 동반자란 그런 자세로 하겠다. 오늘 제가 야당 당사 방문한 것도 그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안보를 강조하면서도 "정책적인 측면에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저희도 잘 대처해 나가겠다"며 "다른 사람을 포용할 수 있고 많은 국민에게 베풀 수 있는 관용의 정치, 사랑과 소통을 베풀어주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회로 이동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오늘 아침에는 굿모닝으로 시작한다"라고 농담을 건네며 인사했다. 박 대표는 선거기간 동안 자신의 SNS를 통해 문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험담하자, '문모닝'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는데, 이를 빗대 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비록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뿌리가 같은 정당이기에 더 특별한 협력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며 적극적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대통령님이 국정을 펴나가시는 데 당으로서 협력에 방점을 두고, 또 야당이기 때문에 견제할 것은 견제하면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는 10년 만에 우리 문재인 대통령에 의거해서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을 큰 의미를 둔다"고 덧붙였다.
이후 바른정당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야당과의 소통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5년 내내 야당과 늘 대화하고 소통하고 또 한편으로 타협도 하면서 힘을 모으는 그런 자세로 국정 임하겠다"면서 "야당에게 말로만 협력 구하는 게 아니라 한미 동맹이나 안보, 남북관계 같은 사항들을 야당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같이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선 기간 동안에는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우리 대한민국 위기상황 극복하고 특히 경제위기, 안보위기 해쳐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통합을 꼭 이뤄내시고, 안보위기, 경제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기를 부탁드린다"며 "바른정당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적극 돕겠다. 다만 안보불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 하지 않도록 고려를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개헌특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개헌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의당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는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심상정 후보와는 축하와 위로를 나누는 통화를 했다"면서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가치와 정책 지향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고 본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에 노회찬 원내대표는 "잠은 좀 주무셨습니까?"라며 인사를 건네며 "문재인 당선은 촛불의 승리 온 국민의 승리라고 본다. 원내 정당 중에서 당명이 가장 오래된 대통령이지만 정의당을 찾아주신 첫 번째 대통령"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많은 국민의 바람은 비정상적인 대한민국을 원상회복시켜달라는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에서 '이게 나라냐'라고 외쳤는데 5년 후에는 '이게 나라다'라고 외쳐주실 수 있었으면 한다"며 "국정 운영에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이 이번 대선에 내놓은 공약 중 공통된 것을 언급하며 "(서로 유사한) 공약들은 우선적으로 법이 필요한 부분은 입법이 될 수 있도록 또 대통령 결단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반드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협치'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