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최종 득표율 3위에 그쳐, 당 안팎부터 '책임론' 제기될 듯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정치 데뷔 6년여 만에 정치생명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21.41%(699만80342표)를 얻으며 3위에 그치면서 대선 참패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 안 전 대표의 '정계은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안 전 대표는 우선 정계은퇴에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대선 '3수' 도전을 시사했다.
안 전 대표가 다시 '국민 속으로'를 외쳤지만 재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안 전 대표의 득표율은 문재인 대통령보다 큰 격차를 보였다.
□ 텃밭 호남, 安 득표율 文대통령 득표율 절반도 못 돼 = 전북에서 문 대통령은 64.8%를 얻은 반면, 안 후보 23.8%에 그쳐 40%p이상 차이를 나타냈고, 광주도 64.3%(문) 대 26.4%(안)로 크게 뒤쳐졌다. 전남에선 문 대통령이 59.9%를 차지, 안 전 대표는 30.7%에 그쳤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치열한 한판승부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국민의당의 대선 참배는 내년 지방선거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난 해 20대 총선과 올해 대선, 내년 지방선거까지 세 번의 대결의 최종승자가 결정되는 셈이다. 민주당은 대선승리로 호남 지지세가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정권 하에서 시도지사나 지방의회가 여당일 경우 지역 예산 및 지역 정책 등이 탄력을 받기 때문이다.
□ 40석 소수정당 한계-의원직 사퇴, 당 영향력↓ = 40석에 불과한 소수정당으로서의 한계도 향후 안 전 대표의 정치인생을 고단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힘을 더 잃게 된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의원직까지 버린 상태다. 재기의 동력이 되는 의정활동이나 정치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에 발목을 잡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도 국민의당으로선 부담이다. 야당이지만 민주-진보 진영으로 같은 뿌리이기 때문에 무작정 반대만 할 수 없어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할 가능성도 크다. 민주당 역시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합당이나 통합, 정책연대 등의 러브콜을 보내면서 국민의당을 흔들 수 있다.
때문에 안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대선 3수로 재기하는 것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 아내 김미경 교수 채용의혹-갑질 논란, 토론 태도 등 발목 = 무엇보다 이번 대선과정에서 나타난 안 전 대표를 둘러싼 문제점들 역시 향후 정치인생 내내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안 전 대표의 아내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1+1 교수 채용과 의원보좌관에 대한 '갑질' 논란, 이에 대한 안 전 대표의 안일한 인식 등은 지도자의 도덕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또 딸 설희씨의 재산 문제 등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가족들을 둘러싼 악재뿐 아니라, 천안함 참배 과정 등에서 나타난 의전 과잉과 유가족들을 내쫓은 논란 역시 지도자로서의 '협량'만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특히 TV토론에서 보인 태도와 자세 등은 국민들로 하여금 실망감을 감출 수 없게 했다. 제3차 TV토론에서 화제가 된 '갑철수', 'MB아바타' 발언은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됐을 정도다. 토론 이후 지지율이 10%p까지 떨어지는 조사도 나타났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살길을 도모해야 하는 당 소속 의원들과 지방조직들은 대선 패배 원인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을 두고 내홍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치전문가들은 당 수습 차원에서라도 안 전 대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 "대선 패배 책임 불가피" "입지 더 약해질 것" =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은 국민의당 실패가 아니고 안 전 대표의 실패로 평가하는 게 맞다"면서 "대선 결과에 99%는 안 전 대표, 정치인으로서 책임져야 하고 이에 따라 정계은퇴를 준비하는 것을 비롯한 분명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론연구소 김동영 실장은 "국민의당은 지금 인물이 없다. 치열하게 당권 경쟁이 일어날 것이고 안 전 대표 입김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전에도 대선후보들이 낙선하게 되면 그 영향력 등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롭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안 전 대표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상당히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면서 "계파 세력이 대부분 친안 세력이지만 거기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 내부 역학관계인 호남 세력들, 이런 쪽이 많기 때문에 입지는 더욱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팟캐스트 '권갑장의 정치신세계' 진행자인 권순욱 정치평론가는 "3위 득표는 존재기반이 스스로 약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호남에서 총선 득표율을 보면 국민의당이 다 선거구를 쓸었는데 이번 대선 호남 득표율은 문 대통령 득표율의 절반도 안 된다. 지지기반 붕괴를 확인한 선거다. 향후 정치 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