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에서 다음과 같은 제안이 왔다. 자신들의 고객인 유럽의 항공사와 계약을 하려는데 유럽항공사가 요구하는 부품개발을 해 달라는 제안이다. 이 부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립기계(가격 5천만원)를 구입해야 한다. 고객사는 자사가 조립기계를 구입해 부품개발을 완료하면 1,000만원을 지원해 주겠다고 한다. 고객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비즈니스 즉 세일즈와 판매에서 협상능력은 매출뿐 아니라 마진(이익)수준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그리고 협상에서 원하는 성과(마진/이익수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생각과 기술 및 능력이 요구된다.
위 사례에서 자사가 고려할 요소는 고객사와 계약을 성사시킴과 동시에 자사의 위험과 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파이 키우기와 파이 나누기라는 협상 기술 등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위 사례의 상황은 파이나누기 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파이 나누기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거래 즉 협상의 전체 상황을 분석해 그기에 맞는 거래조건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예상외의 위험과 비용을 초래하는 상황을 파악해 그것에 대응하는 조건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고객이 요구하지 않았지만 고객입장에서 이익이 되는 조건도 발견해야 한다.
위의 사례를 분석해보자. 자사가 고객이 원하는 부품 개발을 위해 조립기계를 구매하는 것만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위험은 조립기계 구입 후 고객사와의 거래가 끊어지는 경우이다. 그리고 부품을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원자재 구입비용, 부품 개발과정에서 개발 실패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원자재 구입 비용이 있다.
또한 개발된 제품에 대한 보증 또는 책임 등과 같은 자사가 고객을 위해 양보해 줄 수 있는 조건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작업의 공정을 고객사가 원하는 대로 해줌으로써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한 후 고객사에 제안을 한다. 이 제안을 할 때는 모두가 잘아는 Anchoring효과를 활용해야 한다. Anchoring효과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제안 조건에는 협상가능범위를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으로 위 사례에서 자사의 첫 제안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조립기계 구입가격과 원자재구입가격 100%를 고객사가 부담해 달라고 하면서 공정승인은 고객사의 요구대로 하고, 개발부품의 서비스와 유지보수 책임은 자사가 지며, 개발된 부품의 기술 역시 자사가 갖는다는 조건들이 될 것이다. 특히 조립기계의 구입가격에 대해서는 창의적이며 유연한 제안을 추가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조립기계는 고객사가 구매를 해 소유를 하되 자사에 무상으로 임대를 해주는 형식으로 추가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실패 시 추가로 소요되는 원자재구입에 대해서는 횟수를 정할 수도 있다. 작업 즉 조립공정에 대해서는 고객사가 자신들의 고객인 유럽 항공사의 기준에 맞추라는 요구를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응 역시 고려해야 한다.
위와 같은 분석으로 매출과 이익/마진에 영향을 미치는 계약 조건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 협상에서 합의할 조건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파이를 키우는 기술이다. 파이 키우기 기술은 고객의 “양파껍질까지 책략”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파이 키우기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사고는 “가격만이 유일한 협상의 조건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필자가 IEL 세일즈 모델에서 만난 많은 영업/세일즈 실무자들이 가진 고정관념이 고객과의 협상에서 가격만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가격은 매우 중요한 협상의 의제이다. 하지만 가격만이 유일한 의제는 아니다. 그리고 가격에만 중요성을 둔 결과는 다양한 협상의 전략(교환, 양보, 덤, 타협, 경쟁, 포기)을 활용할 기회를 확보하지 못한다. 그 결과 가격 외의 비용발생으로 원하는 마진(이익)을 확보하지 못하고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협상에서 파이 키우기 기술을 활용을 위해서는 다음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의 목표(마진수준)는? 어떤 조건이 교환 가능한가?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조건과 양보를 얻을 수 있는 조건은? 덤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조건은? 타협할 수 있는 조건은? 그리고 우리가 더 이상 물러 설 수 없는 조건과 그 수준은? 이러한 질문은 다양한 협상의 의제를 개발-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위 사례의 협상 결과는 다음과 같다. [조립기계를 고객사가 구매해 무상으로 임대를 해준다. 부품개발에 소요되는 제작비는 고객사가 부담을 한다. 샘플 제작비용은 1회에 한해서 고객사가 지원해 준다. 개발된 제품에 대한 품질과 유지보수는 자사가 100%책임진다. 조립공정과 용접공정은 유럽항공사의 요구를 수용한다. 개발된 부품의 설계기술은 자사가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