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과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15일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과 5당 지도부를 연이어 만나면서 '국청(국회와 청와대) 관계'의 소통을 강조했다.
전 정무수석은 "국회와 청와대의 소통 협력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하며, '핫라인'을 자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야당 당사를 찾고 야당 대표를 만나 '협치'를 강조한 것에 연장선장으로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당뿐 아니라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를 중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임명되자마자 야당 지도부를 직접 찾은 바 있다.
앞서 전 수석은 전날(14일) 임명직후, 기자들에게 기존의 당청관계가 아닌 '국청관계'를 새롭게 규정하며 국회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전 수석은 이날 정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정무수석 역할도 그동안의 역할과 다르게 새로운 패러다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회와 정부와 청와대 간의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 소통의 센터 역할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장은 "정부와 국회, 국회와 청와대 간 협치와 소통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좋은 정무수석이 필요한데 전 수석이 바로 그런 분 아닐까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만난 전 정무수석은 "문재인 대통령과 추 대표 사이에서 핫라인 역할을 제대로 해 당·청이 일심동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추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당·청 간 소통이 원활히 될 것 같다. 제가 힘을 실어 드리겠다"면서 "전 정무수석은 5당 체제에서 협치 역할을 해낼 적임자"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의 만남에서는 불편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박근혜정부에서 추진됐던 국정교과서를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조사를 지시한 것에 대한 불쾌감으로 보인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 정무수석과 만나 "야당 말을 잘 들으면 소통이 잘 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우리와 소통을 조금 해주셨으면 좋았을 뻔 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 지시에 의해 모든 게 이뤄지는 것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정치권하고도 합의가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 수석은 "부족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달라"면서 "언제든지 와서 경청하고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진행된 국민의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옛 새정치민주연합의 같은 뿌리임을 회상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전 수석은 주승용 원내대표를 향해 "과거 문재인 대표를 모시며 같이 최고위원으로 활동했던 만큼 앞으로도 더욱더 저와 핫라인을 통해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오늘 아침 문 대통령께서도 예전 주 대표의 노고에 대한 격려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실어줘야 한다"면서 "새 정부가 전반적으로 국민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인 만큼 협치가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대표 집무실을 찾은 전 수석에게 "그동안 여야가 어렵게 이뤄낸 합의를 청와대가 걷어차서 깨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국회의 의견을 존중하고 소통에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내년 4월 지방선거 때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국회와 청와대 간의 의견 조율에도 매진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전 정무수석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길을 가는 과정에서 생각과 방법의 차이가 약간 있을 뿐이고, 그런 차이를 조율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협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 정무수석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가진 상견례에서 "청와대와 국회 관계가 밀접하고 상호 협력, 보완 관계여야 하는데 그동안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청관계를 넘어서 국회와 청와대 관계, 국청관계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걸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심 대표는 이에 대해 "강력한 개혁을 추진해 가는데 국회가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국회도 바꿔주실 거라 믿는다"며 "지금 국회 구성이 작년 총선 때 구성된 거니까 민심을 반영 못한 국회란 점도 염두 해 주시면서 과감한 개혁이 추진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