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를 지불하며 살고 있는 근로자들의 세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한 해 소득이 7000만원을 넘지 않는 근로자에 한해 월세로 낸 돈의 10%를 소득세에서 공제해주는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월세 세액공제 제도의 적용대상 범위나 공제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택을 소유하지 않거나 총 급여액이 7000만원(종합소득금액 6000만원)을 넘지 않는 근로자가 25평 이하의 주택(오피스텔 등)에 전입신고 이후 1년 동안 지급한 월세 금액 중 10%의 금액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75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75만원까지다.
그간 정부는 서민 주거안정 지원 차원에서 세제지원 폭을 늘려왔다.
2014년까지는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월세 금액의 60%(공제한도 500만원)로 소득공제를 허용했으나 이듬해 저소득자에게 유리한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꿔 공제대상, 한도까지 올렸다.
작년에도 세법을 개정하면서 고시원까지 적용대상에 추가시켰다.
공제대상인 근로자의 수나 공제금액이 눈에 띄게 늘어날 정도로 주거비 부담 완화 효과는 분명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월세 세액공제 대상자는 2014년 16만2484명에서 2015년 20만4873명으로 4만명 이상 늘었다.
공제세액도 같은 기간 414억9200만원에서 542억2300만원으로 약 130억원이 더 지원됐다.
그러나 월세 세액공제의 실효성 논란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사실 소득이 많지 않는 근로자는 '과세미달자'로 분류, 주거비 지원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없다. 반면 값비싼 월세 집에 살고 있는 상대적 고액연봉자들은 세금을 감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제도를 손 본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공제범위를 더 늘렸을 때 과다한 혜택이라는 비판까지 나올 여지가 크다. 작년 국회 논의과정에서도 "공제적용 대상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형성된 바 있다.
일괄적으로 10%의 공제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세수 감소'를 불러 오면서 정부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소득수준별로 공제율, 공제한도를 차등 적용해 형평성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