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5일 '책임총리'로서의 역량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주요 정책과 관련, 이 후보자는 부동산 대출 규제요건 강화를 강조하며 건설경기를 일으켜 경기부양을 하려했던 박근혜정부 '초이노믹스'를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과 순서를 서둘러서 밝히겠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는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노사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총리 정책역량' 검증 강화 =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총액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바른정당 김용태 의원의 질문에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통해 (대출을) 까다롭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어 "건설경기로 경제지수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초이노믹스' 같은 것은 지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바른정당 김용태 의원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 질의를 해달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문자에 따르면 비정규직이 계약기간이 2년이기 때문에 빨리 정규직화 일정을 밝혀줘야 다른 일자리를 구할 지 말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익을 내는 부분보다는 국가의 시급한 부분부터 정규직화를 하는게 옳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전해달라고 했다"고 질의하자 이 후보자는 "옳은 말"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국가기획자문위원회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주요 과제로 다루고 있다"며 "서둘러서 일정과 순서를 밝혀서 예측가능성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가계부채 해법 중 하나로 도입된 '국민행복기금'에 대해 "채권추심기관으로 변질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의 국민행복기금 제도 문제에 대한 질문에 "채무 종류가 바뀔 뿐이지, 빚으로 빚을 막게 되는 상황"이라며 "그런 제도는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그래서 액수가 크지 않은 채무로부터 해방하게 해 드리는 (제도를), 도덕적 해이의 문제는 경계하면서 신중하게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빚으로 빚을 갚는, 점점 나쁜 빚에 빠지는 사슬을 끊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공공부문 성과연봉제에 대해 이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하지만 '노사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의 성과연봉제 개선 필요성 지적에 "공기업 효율화, 생산성 향상이라는 취지는 이해된다. 하지만 그동안의 과정에서 노사합의없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무효판정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합의를 전제하면 옳은 방향이다. 갈등이 많아서 폐지론이 있지만 노사가 합의하면 인정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 자유한국당, 신상 의혹 거듭 제기에 이 후보자 "사실과 다른 모욕" =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도 이 후보자의 신상 문제가 거듭 제기됏다.
이 후보자가 전남도지사이던 시절 공공기관에 아내 김숙희씨의 그림을 팔았다는 문제제기에 이어 모 중견화가가 '대작(代作)'을 했다고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김숙희씨의 그림이 어디에 몇점이나 팔렸는지에 대해 이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전남도지사에 출마한다는 소식에 전남이 술렁이던 시절, 아내 김숙희씨는 전시회를 열었다"며 "전남개발공사가 2점의 그림을 샀고, 나머지 기관이 3점을 샀다. 왜 말을 바꿔 3점이 더 나왔나. 나머지 기관이 어느 기관인지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제가 잘 몰라서 그랬다"며 "도 산하의 기관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 5개 기관 중에는 아닌 것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개인이 산 것은 공개를 안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전체 전시회 목록과 몇 점이 팔렸고, 몇 점이 남았는지 밝혀라"고 요구했다. 이어 "개인에게 팔았다고 해서 소득 신고를 안한 것은 탈루에 해당한다"며 "이런식으로 계속 답변을 회피하고 부인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야말로 최대 결격사유다"라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 정태욱 의원도 김숙희씨 그림이 어느 중견작가에 의해 대작이 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이 후보자는 "부인이 집에서 잠도 안자고 매일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본 사람으로서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른 심각한 모욕"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대한노인회'에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하고, 해당 간부에게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은 "후원금 기부일자가 법안 제출일이 같다면 대가성 입법 로비에 대한 의혹이 상당히 크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이 후보자는 관련 자료를 보여주면서 "여기 날짜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다시 "날짜가 비슷하냐"고 되묻자, 이 후보자는 "몇 달차이도 있다"면서 "지금 굉장히 제 인생이 사그리(깡그리) 짓밟히는 것 같다. 국회의원하면서 장사하겠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 후보자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정치후원금 의혹에 대해 소명할 시간을 주겠다고 하자, "고맙다. (후원을 한 사람은) 초등학교 후배"라면서 "2000년 국회의원 첫 당선 때부터 매달 10만원씩 후원하는 정기 후원자 중 한명"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