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26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위장전입 등을 둘러싼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원칙 위배 논란과 관련, 한 목소리로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고, 국민의당은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 바른정당은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 '고위공직자 임용기준 강화-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전입, 논문 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는 고위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청와대는 이 후보자 배우자의 위장전입과 관련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정 대변인은 "현재까지 나온 의혹들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자유한국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총리 적격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사실상 문 대통령이 직접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자 "벌써 세 번째"라며 "인사검증 과정에서 위장 전입 문제를 발견하지 못할 만큼 무능한 것인지, 아니면 위장 전입 쯤은 경미한 일로 치부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또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나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스스로 세운 원칙에도 맞지 않은 인사를 내세우고는 무조건 협조를 하라는 것은 매우 오만한 태도"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위장 전입 인사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위장 전입 정권이라는 불명예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정부와 여당을 겨냥하며, 이 총리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요구하기 전에 문 대통령의 공약인 '5대 비리 고위공직 원천배제' 원칙을 고수할 것인지, 수정할 것인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고위공직 지명 초기부터 후보자 대부분이 이 원칙을 벗어나 있다면 향후 내각 구성을 위해서라도 임명권자 본인의 진솔한 대국민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어 "일부 지명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위장전입을 시인했고, 다른 지명자는 청와대가 미리 배제원칙에 위배돼 있음을 설명해야 했다면, 그 같은 원칙은 앞으로도 지키지 어렵다는 뜻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원칙을 제시한 대통령이 직접 풀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가 돘다"며 "대선 공약과 실제 적용하는 것이 다르다면 새 정부의 신뢰에 스스로 흠집을 내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신속하게 이 같은 모순에서 스스로 벗어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바른정당은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사실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첫 총리 후보의 위장전입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 대통령의 고위공직자 인사원칙이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면서 "공약집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첫 총리후보자의 부인이 학교 배정을 위해 위장 전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대변인은 또 "문 대통령이 대국민 약속을 파기하지 않는 한 이 총리 후보자는 자진사퇴하거나 총리지명을 철회해야 하는 것이 옳지만 무엇보다 이에 대한 대통령이 입장을 먼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스스로 인사원칙을 위반한다면 향후 내각 구성에 있어 일대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행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곧 바로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문 대통령은 자격 미달 총리후보 지명에 대해 겸손히 국민 앞에 사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