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6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을 비롯한 일부 인사에서 드러난 위장전입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야 3당은 일제히 비난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자유한국당은 "정치적 꼼수"라며 공격했고, 국민의당은 "그럴싸하게 포장된 궤변"이라고 맹비난했다. 바른정당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도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가 내놓는 인사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가 사과의 뜻을 밝혔다"며 "야당은 새로운 청와대와 국회 관계를 가로막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협조를 부탁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야당과 진솔한 소통에 힘을 기울여 국정을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라며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특히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첫 총리인사에 급제동이 걸렸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임 실장의 인사 기준에 대한 입장 발표는 일방적으로 독주하겠다는 선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사회적 상실감이라는 모호한 명분을 앞세워 5대 비리 관련자라도 자질과 능력이 있는 경우 임명을 감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한마디로 정권 입맛에 맞춘 고무줄 잣대로 인사를 하겠다는 정치적 꼼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인사 발표는 대통령이 직접 하고 변명은 비서실장을 앞세워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태도"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또 "이런 입장 발표는 안하느니만 못하다"며 "인사 문제에 있어 모든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질타했다.
국민의당은 청와대 사과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임 실장의 입장 발표는 비교적 신속했으나, 내용은 옹색하고 매우 실망스럽다"며 날을 세웠다.
김유정 대변인은 "결론은 그럴싸하게 포장된 궤변이고, 공약파기일 뿐"이라며 "다가올 장관인사도 결국 5대 원칙을 지키지 못하겠다는 선제적 고백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께 진정 죄송하다면 5대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인선을 진지하게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선 철회를 압박했다.
바른정당은 "문 대통령 스스로 공약한 내용을 위반한 이번 총리 후보자 지명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당선 된지 보름 밖에 안 된 상황에서 대국민 공약인 인사원칙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오 대변인은 "인사발표를 할 때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통 큰 행보를 보이면서 왜 인사원칙을 어긴 것에 대해서는 비서실장을 내세우는지 묻고 싶다"고 힐난했다.
그는 "국민들은 자신의 인사원칙을 거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대통령 입을 통해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직접 해명하고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의 올바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