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현재 포지티브 금융규제 방식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산업 운영방식도 전업주의가 아닌 겸업주의로 전환해야 합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은 29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새정부에 대한 은행권 제언' 설명회에서 "4차 산업혁명은 금융환경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아직 우리 금융산업은 과거의 틀에 갇혀 있어 근본적인 프레임 전환이 절실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하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금융업이 발달된 나라들의 경우 규제가 상당 부분 완화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금융업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포지티브 규제방식은 금융사들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주된 요인이란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에 "국내 금융산업의 규제 틀을 네거티브 규제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포지티브방식은 원칙적으로 영위 가능한 업무를 규정하고 이외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규제방식이다. 반면 네거티브방식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업무를 규정하고 이외 다른 업무는 허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또 금융산업의 업권 문턱을 높인 전업주의보다는 겸업주의로 가야 업무 권역 간 갈등을 해소하고 전체 산업 발달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겸업주의를 기반으로 대형화·효율화를 달성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회사들에 비해 전업주의 하에 있는 국내 금융사들은 국제 경쟁력이 취약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해외 금융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금융산업 운영방식의 큰 틀을 전업주의에서 겸업주의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 회장은 금산·은산분리와 관련해서는 적용기준을 업종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실제 업무내용과 규모 등을 기준으로 합리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강화해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업 현안으로는 가계부채 문제를 꼽았으며 근본적인 처방은 주거문제 해결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적 해법은 주거문제 해결에 있다"며 "공공주택을 확대하고 임대주택을 중산층으로까지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무주택자 주거비용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등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DSR 지표를 합리적으로 마련하고 일률적 LTV·DTI 규제를 대출 목적이나 대출규모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과연봉제에 대해선 "연공서열에 따라 자동적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은행권의 경직된 임금체계를 개편해 노력과 성과에 상응하는 정당한 보상을 받는 합리적 인사·보상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신탁업·개인연금·방카슈랑스제도 개선과 정부가 비대면 본인(실명)확인 방법으로 지문정보 확인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적 인프라 및 금융 인프라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하 회장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금융산업이 독자산업으로 발돋움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서비스산업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