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도너츠 외형·점포수 감소세 vs 크리스피크림 도넛 상승세
국내 도넛시장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던 던킨도너츠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2012년 이후 4년 연속으로 매출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가 점포수마저 해마다 줄어들며 영업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쟁사이자 업계 2위인 롯데리아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외형과 점포수는 꾸준히 동반 상승하는 등 던킨도너츠와 정 반대의 실적을 나타내 대조를 보이고 있다.
30일 이들 회사의 감사보고서와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던킨도너츠의 지난해 매출은 1773.1억원으로 2015년 1871.5억원 대비 5.3% 감소했다.
더욱이 2012년 2170억원, 2013년 2099억, 2014년 1980억, 2015년 1871억원, 지난해 1773.1억원의 매출을 시현, 4년 연속으로 외형이 줄어들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012년 이후 한차례 반등도 못한 체 매년 4.6%씩 역 신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지난해 824.8억원의 매출을 시현, 전년도 772.2억원 대비 약 6.8% 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서 크리스프크림 도넛의 연도별 매출은 지난 2012년, 2013년의 경우는 감사보고서 공시자료이고, 2014년 이후는 롯데리아 측에서 영업 비밀임을 내세워 공개치 않음에 따라, 회사에서 대신 제시한 전년대비 성장률 수치를 매출로 환산한 수치다.
크리스피크림 도넛 측은 지난 2014년 4.6%, 2015년 3.2%, 2016년 6.8%씩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을 각각 기록했다고 지난 26일 전해온 바 있다.
이를 근거로 환산한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 2012년 653억, 2013년 715억, 2014년 753억, 2015년 772억, 그리고 지난해 824억원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며 던킨도너츠의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던킨도너츠 대비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매출 비중은 2012년 30.1% 수준에서 2014년 38.0%, 2015년 41.3%, 2016년 46.5%로, 매년 그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
그렇다면 영업 상황과 여건이 똑같은 국내 도넛시장에서 업계 1, 2위 업체 간 영업실적이 서로 엇갈린 궤적을 그리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점포수의 증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던킨 가맹점 이탈 지속 vs 크리스피크림 도넛 순증...성장세 명암 엇갈려
실제로 두 회사의 직영점 포함 총 점포수 추이와 매출 추세가 정비례하고 있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먼저 매년 외형이 감소하고 있는 던킨도너츠의 경우 지난해 총 점포수는 769개로, 2015년 774개 대비 5개 감소했다. 특히 가맹점은 35개나 줄었으나 대신 직영점이 30개 늘면서 점포수 감소를 소폭으로 방어한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외형이 늘고 있는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경우에는 지난해 총 142개로 2015년 123개 대비 19개가 늘었다. 이중 직영점은 총 90개로 변동이 없었으나, 가맹점이 33개에서 52개로 19개 늘어나며 총 점포수 순증을 이끌어 던킨도너츠와 대조를 보였다.
이 회사의 총 점포수는 2012년 65개, 2013년 77개, 2014년 101개, 2015년 123개, 2016년 142개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인 반면에, 던킨도너츠는 2012년 886개, 903개, 821개, 774개에서 지난해 769개로 무려 4년 동안 117개나 줄었다.
던킨도너츠의 점포수가 크리스피크림 도넛과 달리 해마다 쪼그라들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던킨도너츠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급격한 임대료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가, 신규 상권 진출을 위한 구상권 점포의 영업 종료 등으로 인해 숫자가 소폭 하락했다”며 “하지만 2016년 들어 그 감소폭은 상당히 완만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도넛시장이 제빵, 커피전문점, 디저트 업체 등의 가세로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데다, 주요 상권의 점포 임대료와 매장 인건비 상승 등이 가세하면서 영업여건이 악화된 가맹점주의 이탈이 가속화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이후 두 회사의 가맹점수 증감을 살펴보면 던킨도너츠의 경우, 2014년 684개, 2015년 623개, 2016년 588개로 비교적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에 2014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2014년 6개에서 2015년 33개, 2016년 52개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이 같은 추론에 설득력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지속되는 영업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던킨도너츠의 향후 전략은 무엇일까?
던킨도너츠 관계자는 “무분별한 점포확장보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 및 커피 등 음료 부문 강화, 대세 소비자로 부상한 싱글슈머를 겨냥한 간편식 메뉴 보완 등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운영 중”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오랜기간 국내 도넛시장을 견인해왔던 던킨도너츠가 최근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 재도약을 향한 비상에 성공할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