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과 관련 김 후보자가 9명의 재판관 중 유일하게 '기각' 소수의견을 낸 것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헌법재판에서 소수의견의 가치를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진보적 성향을 띤 판결을 문제 삼으며 '사상 검증'에 버금가는 공세를 퍼부었다.
금태섭 의원은 "김 후보자가 통진당 해산결정 당시 헌법재판으로서 판단한 소수의견에 대한 비판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헌재 결정의 비판은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일부 비판 중에서는 헌법재판에 대한 이해부족이 드러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통진당 사건 결정문을 봤더니 (김이수) 후보자는 (통진당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준엄하게 야단을 치며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후보자는 민주주의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하는 정당의 해산결정이 합리적 진보의 흐름까지 위축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을 우려한다고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 '소수의견' 與 '소신' vs 野 '민주당 편향' 공세 =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통진당 해산결정 심판 당시 민주당 추천 몫 재판관이어서 '기각' 소수의견을 낸 게 아니며 몰아세웠다.
백승주 의원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나는 민주당에서 추천했기 때문에 소수의견을 낼 수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한 걸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전혀 아니다"고 일축했다.
또 백 의원은 "후보자의 생각은 통진당 강령 자체가 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나는 점이 없다는 것인데, 통진당 강령의 '일하는 사람들의 자주적 민주정부'라는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헌재의 법정의견도 통진당 강령만으로는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법정의견도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백 의원은 "통진당 강령이 '일하지 않는 사람' 주권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프롤레타리아 무산자 대중이 주인이 되는 자주적 민주정부가 어떻게 우리 헌법에 부합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헌재소장이 위험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며 "통진당 강령에 있는 '일하는 사람들의 정부'를 위험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몰아붙였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통진당 해산심판 당시 기각 소수의견을 낸 것뿐 아니라 국가보안법상 동조행위 처벌조항 위헌 의견, 전교조 관련 교원노조법 위헌 의견 등을 낸 것을 '좌편향적', '민주당 편향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저는 전혀 편향된 사람이 아닌데 저만 꼭 편향됐다고 지적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소수의견 제시가 민주당의 의견을 따라간 거 아니냐는 공세에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나 생각한다"고 억울해 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그는 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종교인 과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종교인이 소득이 있으면 과세해야 한다는 그 원칙은 찬성을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저는 과세는 누구나 평등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며 '원칙적 찬성이냐'는 물음에 "예"라고 답했다.
또한 김 후보자는 자신의 재판관 잔여임기가 15개월에 불과해 헌재소장으로 임명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의 지적에 "임기가 어떻든 간에 소장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재소장은) 헌법재판관들과 같이 전체를 함께 이끌어가는 것이다. 소장이 독자적으로 이끌어가는 구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 구조를 정확히 아신다면 소장에 대해서만 너무 걱정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며 "꼭 6년을 해야 소장이 아니고, 자기 임무를 충실히 할 수 있으면 1년6개월이든 3개월이든 (임기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 후보자의 아내가 2004년 서산 주말농장을 위탁경영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제 가족 일을 잘 보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집사람이 신문광고를 보고 (농장지를) 샀는데, 거기엔 '농지법 개정으로 주말농장을 분양할 수 있게 됐다. 300평 이하를 분양하는데 자경(自耕)을 하든지 위탁경영을 하든지 선택할 수 있다'라고 광고를 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래서 광고를 보고 광고대로 계약하고 산 것"이라며 "서산간척지는 아주 대규모 농지여서 자경을 하라고 한다면 어느 땅이 어느 땅인지도 모르고 기계농업만 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자경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면 아마 (농장지를) 안 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2012년 재판관 임명 당시엔) 내 손으로 내가 농사를 지어서 그 쌀로 밥을 해먹고 싶었기 때문에 농지를 구입했다고 답변하지 않았나"고 지적하자, "그렇게 답변을 안 했다"며 "속기록을 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