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인사청문회가 열렸지만 자유한국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 반발로 청문회가 열리지 못하자 기다리고 있다.
도종환 '국정농단 진상조사위' 구성 약속, 인적-물적 청산 예고
농지법 위반 의혹엔 “몸이 아파 요양하며 밭농사로 먹고 살았다” 해명
14일 열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주무대로 위상이 추락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신뢰회복 방안 등이 주로 다뤄졌다.
하지만 오전 인사청문회를 파행으로 빚은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의혹과 사상검증식 질문 등으로 집중 공세를 펼쳤다.
도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의 "문체부와 산하기관, 유관기관장에 국정농단세력을 돕던 부역자와 공모자들이 남아 있다. 어느 정도 현황 파악을 했느냐"는 질의에 "지금 감사원 감사가 완료됐단 보고를 받았고 이 부분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관련 단체와 어려움을 겪은 분들, 법조인들도 참여한 진상조사위를 만들어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고 백서까지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히 장 의원은 현재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구속 수감된 조윤선 전 장관이 구속 나흘 전인 지난 1월 16일 안호상 국립중앙극장 극장장을 세 번 연임시킨 것을 지적하며 "이런 사례를 극히 드물다. 공모직 개방형 인사라 인사혁신처에서 주관하지만 실질적으론 문체부 담당"이라고 꼬집었다.
□ "국정농단 진상조사위 구성, 철저히 조사하고 조치할 것" = 장 의원은 "많은 시간 두고 의혹을 조사 했다. 방대한 자료와 결과물을 갖고 있다"며 "후보자는 국정농단 부역자와 공모자들에 실질적 인적청산을 국정감사를 통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도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며 "의원께서 갖고 계신 자료를 진상조사위에 주시면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로 밝혀지면 조치하겠다"고 국정농단에 대한 청산을 예고했다.
또한 지난 2015년 박근혜정부에서 통합정부상징을 만들어 정부 산하기관 1260여개에서 동이랗게 사용되는 상징물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와 상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새 정부의 상징이 '하나 된 정부'로써 만들었지만 임기 내내 분열과 불신으로 점철된 실패한 정부를 만들었다. 박근혜정부의 우울한 유산"이라며 "정부 상징에 대해 다양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시대와 맞지 않고 권위주의적 상징이라는 등 많은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상징을 폐기하고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도 후보자는 "1260개 기관이 사용하는 정부의 상징체계에 대해 비판적 의견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지인 개발은 문체부에서 했지만 실행은 행자부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행자부와 의견을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의원은 "소득양극화가 문화양극화로 이어졌다"며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의 문화 관람률은 30.9%인데 반해 월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의 관람률이 89%로 양극화가 심하다. 문화누리카드의 실질적 효과를 못 거두고 있다"고 지적하자, 도 후보자는 문화누리카드를 연 10만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 후보자는 "문화 소외 계층이 넓어지고 격차가 심해졌다. 문화누리카드 영역도 관광 및 여행, 체육 등으로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 누리카드를 10만원까지 늘리는 방향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 한국당 이은재, 농지법 위반 의혹 '공세'= 반면,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비난하며 질의를 시작했다.
이은재 의원은 "최근 인사청문회 관련해 대통령이 '흠집내기식 청문회'라고 언급했는데 오히려 이 나라에 깨끗한 인물이 없는지 일부러 불량인사를 뽑는 건지 의문스럽다"며 "문재인 정권 후보자 지명은 하나같이 불량품"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문 대통령과 후보자들의 찬성 여론에 대해 "여론 지지는 조석지변"이라며 "집권 초기엔 다 그렇다. 인사를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도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 논란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 의원은 "농지법상 농업인 아닌 자가 농지 취득하기 위해서는 농지취득자격증명서 발급받아야 하는데 도 후보자 증명서를 보면 영농경력 3년이고 예정작목에 고구마라고 되어 있다"며 "하지만 해당 농지는 농사를 지을 수 없도록 숲이 우거져 있다"고 농지법 위반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도 후보자는 "법무대리인을 통해 작성된 자료인데, 실제로 농사를 지으며 먹고 살았다"고 강조했다.
도 후보자는 "제가 학교에 재작하다 몸이 아파서 휴직도 하고 이후 퇴직하고 병원과 수련원 등을 돌아다녀도 낫질 않아서 자연치유 목적으로 흙집에 들어갔다"며 "그게 2003년이다. 2003~2005년 집을 구입하기 전에 몸이 아파 농사 지으며 요양하며 살았다. 살다가 구입한 것이다. 실제로 농사 지으며 살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구마와 상추, 채소 등 텃밭 일구며 해결했다. 제가 들어갔을 때 이미 마당이 저런 형태였다. 제가 이사 가기 전에 살던 사람이 암 요양하다 거기서 죽었는데 방치되니 풀이 자라 농사지을 수 없는 땅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농사를 짓지 않은 땅에 농지로 표시한 것은 농지법 위반 아니냐"며 "위반 맞죠? 인정하죠?”라고 거듭 압박했다. 도 후보자는 “제가 인정하는 것은 직접 농사를 지었다는 것이다. 산에서 나무 해다가 장작 패고 불 떼면서 살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제가 알고 싶은 건 위반이라는 것"이라며 도 후보자의 말을 잘랐다.
□ 나경원 "촛불정신 핵심은 우파 괴멸 아냐"…이장우 사상검증식 '공세' =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촛불정신 핵심은 우파 괴멸보다 선량한 촛불시민들은 절차적 민주주의가 붕괴되어 분노한 것"이라며 민주당과 일부 언론노조가 공영언론사 사장 퇴진을 촉구한 것을 문제 삼았다.
또 나 의원이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을 강조하자, 도 후보자는 "네 보장하겠다. 법에 보장하도록 돼 있다"라며 "기관에 따라 사표 낸 사람도 있어서 기관에 따라 다르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은 '민족문학작가회 부이사장으로 재직하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는데, 지금 입장은 어떤가'라고 사상검증식 질문을 펼쳤다. 이에 도 후보자는 "(국보법 폐지를) 무조건 찬성하지는 않는다"며 "국가보안법은 지난 정권에서도 굉장히 논란이 많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 후보자는 '1991년 김영태 비전향 장기수의 회갑 잔치에도 참여했나'라는 질문에도 "당시에는 김영삼 정부가 장기수들을 북한에 송환하는 시기였다. 송환을 앞둔 분이었고, 마지막 식사 자리 때 충북 지역 단체들이 함께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 임꺽정'의 저자 홈명희 씨가 '해방 이후 북한에서 내각 부주석을 지낸 인사인데, 후보자가 홍명희 문학제를 추진한 것은 문제 아니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이에 도 후보자는 "그 분은 소설가로, 임꺽정은 드라마로도 방영됐다"고 답했다.
또 '강정구 전 교수가 6.25를 민족해방전쟁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을 때에는 지지성명을 발표한 적이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도 후보자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