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정제마진 약세…정유사 "1분기보다 부진할 듯"
정유업계가 지난 1분기에 깜짝 영업실적을 거뒀으나 2분기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유사들은 2분기 국제유가 하락 등의 악재를 만나 전통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빅4'는 올 2분기 실적이 지난 1분기에 비해 다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S-OIL 관계자는 "2분기는 당초 기대치보다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며 "1분기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SK·GS·현대 등 다른 정유사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1분기 정유 빅4 영업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분기는 드라이빙 시즌 시작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전통적인 성수기이지만 국제유가가 10% 이상 하락해 변수가 생겼다. 두바이유는 4월 배럴당 52.3달러에서 지난달 46.5달러로,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배럴당 51.1달러에서 45.3달러로 떨어졌다.
정유사들은 최근 비정유 부문 강화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본 사업인 정유 부문의 매출 비중이 여전히 70~80% 이상 차지해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정유사는 통상 원유를 사서 제품으로 판매하기까지 1~2개월 정도 걸리는데 이 기간 유가가 떨어지면 도입가와 판매가에 차액이 생겨 손실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5월말 감산 연장에 합의했으나 미국이 셰일 가스 등의 생산을 늘리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정유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도 약세를 보였다. 당초 업계에서는 1분기보다 2분기에 정제마진이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만든 석유제품에서 원유, 수송비용 등을 뺀 이익으로 1분기 배럴당 약 6.5달러에서 2분기 5~6달러 등락을 보였다.
증권업계는 정유사들의 영업실적이 하반기부터 다시 안정궤도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가 계속된 하락 이후 이달부터 반등하기 시작했고 정제마진도 보합권을 보여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정제마진은 배럴당 6.8달러대까지 상승했다. 화학제품의 가격 상승도 긍정적 요인이라는 의견이다.
정유업계도 하반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이었다"며 "2분기는 다소 쉬어간다고 볼 수 있으며 하반기에 다시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가가 떨어질 때는 실적 개선이 어렵지만 오히려 바닥을 친 뒤에는 원유도입 단가에 비해 매출은 오르는 사이클에 들어간다"며 "2014년 상반기 배럴당 100달러가 넘던 유가가 50달러로 떨어졌을 때 적자를 냈던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