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구체적으로 실손해액 범위 내에서 지출한 손해배상금은 손금산입을 허용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손해배상금은 전액 손금불산입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 세법은 기업들이 담합행위로 국내외 정부로부터 과징금 등 징벌적 성격의 금전을 부과받은 경우, 해당 금액은 법인세 손금산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민사합의금 등에 대한 손금 처리 여부는 매우 불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어 그동안 해외에서 담합으로 인해 거액의 과징금과 민사합의금 등을 지출한 기업들이 이를 전액 손금에 산입해 그만큼 법인세 납부액을 줄여왔다.
실제로 지난 2012년~2015년 기간 동안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삼성SDI 등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EU 등 국가에서 담합행위 적발로 인해 부과받은 과징금 액수는 1조원 이상이며, 집단소송 합의금으로 지출한 돈 또한 이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2~3년 전 국세청이 이 부분에 대한 과세 움직임을 보였었다.
국세청은 지난 2015년 광디스크드라이브, Optical Disk Drive) 등 광저장장치 시장점유율 세계 1위로 잘 알려진 히타치엘지데이터스토리지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해당 업체가 미국에서 지출한 120억원 가량의 집단소송 합의금을 법인세 손금으로 처리한 것을 발견했다.
이에 국세청은 손금산입을 인정하지 않고 해당 업체에 세금을 부과하는 한편 상당수 기업들에게 '독점금지법 위반 관련 자료제출 안내' 문서를 발송해 기업들이 지출한 손해배상금 액수를 파악한 후 과세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법규정의 미비에 발목잡혀 실제 과세는 실패했다.
정부의 이번 세법개정은 담합 등 반사회적 불법행위 적발로 지출한 금액에 대한 비용인정 여부를 명확하게 규정해 기업들의 일탈 시도 및 국세청의 무리한 과세 시도를 모두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