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야당 적극적 협조" 당부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2일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대해 '기업발목잡기 증세', '생색내기용 증세'라고 규정하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반면 야3당과 다른 노선을 걷고 있는 진보야당인 정의당은 "소득세·법인세 인상은 진전이나 복지를 위한 증세는 부족하다"며 온도차를 나타냈다.
정부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을 현행 40%에서 42%로, 법인세 최고세율은 22%에서 25%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해 "국가경제와 재정운용의 기본원리를 무시한 것은 물론 정치적 계산에 의한 무리한 증세방안을 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정부의 이번 세법개정안은 무리하고 즉흥적인 경제정책 및 재정운용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며 "실망스럽다"고 일갈했다.
특히 그는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 "법인세는 기업의 국제경쟁력과 직결된 세금"이라며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인세 인상은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것으로 정부 정책의 일관성도 없을 뿐 아니라 경제의 기본원리에도 맞지 않다"고 직격했다.
이어 그는 "법인세 인상은 국민증세이자 기업의 발목을 잡는 증세, 일자리 감소 증세"라며 "문재인 정부의 법인세 인상은 법인세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을 외면한 '졸속 개편'이라며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생색내기용 세제개편이라고 폄하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일자리 부족과 양극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정부의 문제인식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필요한 소요재원 마련 등 향후 재정소요 및 조달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정책위의장은 "100대 국정과제 등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5년간 178조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를 위한 재원 마련 계획은 불투명하다"며 "세출절감을 통한 재원조달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결국 정권 초기부터 적자 가계부를 작성해 국가부채를 늘리자는 것인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문제 제기했다.
또한 그는 "누누이 약속해 온 기업의 비과세, 감면, 공제 축소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실질적인 조세재정 구조개혁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논평에서 "일자리 중심 세제 지원, 소득세법인세 최고 세율 인상은 진전이나 '중부담-중복지'를 위한 복지증세는 턱 없이 부족하다"며 사회복지세 등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증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김용신 정책위의장은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 신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강화, 재벌 대기업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 축소 등 부자와 재벌에 대한 증세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점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고용증대세제 확대와 중소기업 사회보험료,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적용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세제 지원을 확대·강화한 것은 실업 극복 대책과 일자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정책위의장은 "법인세의 경우 MB감세 규모가 연 8조원인데 연 2조원 증세에 그쳐 국민적 요구와는 그 차이가 크고,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도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했다지만 그 대상은 대주주에 제한돼 있고 적용 세율도 3억 초과만 25% 세율을 적용하는 수준으로 누진과세 적용과는 거리가 먼 조치"라면서 "(정부는)향후 10년 동안 OECD 평균 수준의 복지국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부자증세, 공평과세 등 보편적 누진증세가 기본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부자증세와 일자리창출을 위한 새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인 만큼, 야당의 초당적인 협조를 구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을 '봉'으로 여겼던 정부를 위한 세금이 아니라 국민에게 돌아가는 세금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세법개정안 논의를 위해 여야 모든 정당이 함께하는 여·야·정 협의체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충분히 검증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거듭 협조를 구했다.
한편 개정안은 22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8월 말 차관·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1일 정기국회에 넘겨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