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세무사회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이창규 세무사측은 최근 정 前회장의 회비 횡령혐의 수사 담당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김익수)에 제출된 정 전 회장 7명에 대한 고소건(사건번호 2017형제61519호 업무상 횡령 등)을 취하한다는 내용의 고소취하서를 세무사회 명의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정 전 회장측은 지난달 중순 세무사회에 자신의 업무상 횡령 의혹을 전면 부정하면서 세무사회에 고소 취하를 요청했다. 당시 세무사회는 정 전 회장측이 제출한 소명서 등을 검토해 고소 취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고소 취하를 강행했다.
다만 검찰이 세무사회가 제출한 고소취하서를 수리할 지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창규 세무사가 회장직무정지가처분 신청으로 인해 세무사회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법한 절차와 결의를 거친 사안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수사 담당 부서는 고소 취하를 사실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고소 취하 요청이 받아들여진다해도 추가적인 고발이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정 전 회장의 회비 횡령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세무사회 관계자는 "세무사회 차원에서 정 전 회장을 고소하는 것은 회원 화합 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실제 고소가 취하되더라도 이미 관련 내용 등이 모두 검찰에 넘어갔기 때문에 검찰의 판단에 따라 수사는 계속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규 세무사측의 이러한 움직임에 전임 집행부 관계자들은 '한국세무사회의 고소 취하는 무효'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수사 담당 부서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현재 세무사회를 무단 점령하여 회무를 강행하고 있는 이창규 회장 당선자는 임원선거관리규정(제22조제2항)을 위반해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최원두)로부터 '회장직무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어 '당선무효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회장자격이 없어 회장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은 불법행위이며, 따라서 대표권이 없는 분의 고소취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세무사회는 지난달 3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지난 2016년 10월~12월 한시 운영된 특별위원회 조사를 통해 밝혀낸 정 전 회장의 회비 횡령 혐의 내용을 검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횡령금액 환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었다.
특별위원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2011년 4월1일~2015년 3월31일까지 예산을 유용해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고 기물파손 및 은닉 등으로 업무를 방해했고 기타 전 집행부의 임원은 직무를 해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정 전 회장은 제도개선비나 회의비로 지출해야 할 금액을 여성옷 구입에 사용하거나 실제 사용내역 제출 없이 고액의 상품권을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액의 기부금을 해외에 지출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유용,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6월15일 재임 기간 중 해외출장 내용이나 국제교류비의 집행내역인 출장경비 청구서등이 수록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파괴하는 한편, 같은 달 22일에는 파괴된 프로그램을 추후 복구시킬 것을 대비해 구입한지 3개월밖에 안되는 컴퓨터를 새 컴퓨터로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