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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세법개정안 분석]

"카드사가 국세청이냐"…부가세 대리납부제 '갑론을박'

조세일보 / 강상엽, 박지환 기자 | 2017.08.11 05:21
카드

◆…카드사들의 볼멘소리, "우리가 국세청인가요?" = 부가가치세 체납을 막기 위해 오는 2019년부터 단계적 시행이 확정된 부가가치세 대리징수제도. 제도 시행시 원천징수자 의무를 지게 될 카드업계에서 민원 부담, 가산세 리스크 등 문제점을 떠안아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게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재화 혹은 용역 가액의 일정액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신용카드사가 원천징수해 납부하는 '부가가치세 대리납부제도'를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방침을 정해 놓은 가운데, 신용카드 업계는 불편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신용카드 업계와의 협의도 마무리되지 않은 채 사실상 '일방적으로' 내놓은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도 거세게 제기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부가가치세 탈루가 극심한 업종 중 하나인 유흥주점업 등에 한해 2019년부터 3년 동안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는 소비자가 사업자에게 재화나 용역 가액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더해 내면 사업자는 매출의 10%를 자진 신고·납부하도록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결제 단계에서 카드사가 곧바로 실질적인 부가가치세 납부세율(결제금액에서 봉사료를 제외한 금액의 4/110, 공급가액의 4%)을 국세청에 선납하는 구조로 제도를 설계했다.

현재의 징수 체계로는 사업자의 매출신고 누락이나 의도적인 폐업 등에 따른 부가가치세 체납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부가가치세 대리납부제는 국세청이 애초 '말'을 꺼냈을 당시부터 잡음이 많았다. 사업자 입장에선 부가가치세를 수입금액으로 인식, 사업자금으로 써오던 자금운용 관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면서 자금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러한 사업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실질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대상 업종을 극도로 제한해 사실상 '시범적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한편 대리 납부된 금액의 1% 내외의 세액공제를 해줄 예정이다. 사업자로서는 부가가치세 보유기간에 따른 이득이 없어 '인센티브'를 주는 셈이다.

"우리가 국세청인가요?" 카드업계 '부글부글'

그러나 신용카드 업계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실무적 준비 등을 위한 시간을 벌어준 것은 맞지만(2년 유예) 국세청이 해야 할 일을 신용카드사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사그라들지 않은 모양새다.

특히 신용카드 업계는 인적·금전적 인프라 구축과 시스템 관리 부담, 민원 부담, 가산세 리스크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A카드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리납부 시스템 구축에 따른 비용 추계가 되지 않는다"면서 "현재 인프라에는 대리납부 기능과 이를 관리할 직원이 없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담당할 인력도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정부의 정책기조를 따르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과 인력 확충 등 적지 않은 투자를 해야한다는 소리 아니겠는가"라며 "당장은 대상 업종이 제한되어 있지만 추후 제도가 연착륙되면 대상 업종이 늘어날 텐데, 그때 가서 또 인력 확충 등 비용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리납부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민원이 개별 카드사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 영업에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부분이야 말로 국세청이 안고 가야할 납세자 민원 응대를 신용카드사에 떠넘긴 꼴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신용카드 업계는 결제대금이 고액이고 세금의 신고·납부가 완료될 때까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어날 수 있는 '가산세'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B카드사 관계자는 "추후 정상적으로 신고·납부가 되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세금이 제때 신고·납부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발생하는 가산세 리스크를 신용카드사들이 떠안게 됐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신고·납부 주체인 카드사가 가산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소리다.

C카드사 관계자는 "(부가세)대리납부로 득을 보는 것은 국세청인데 아무리 탈세근절이라는 취지라고 하지만 민간 회사 입장에서 인적·물적·가산세 리스크까지 떠안게 되는 부분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내려는 이 제도가 오히려 음지로 더 숨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D카드사 관계자는 "유흥주점 업주들은 현금거래를 하면 일정 할인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현금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며 "지하경제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도 신용카드사를 통한 부가세 대리징수가 온전하지 않은 상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형카드사보다 중·소형 카드사가 이 제도에 따라 향후 발생하는 민원을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카드업계와 논의를 계속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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