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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떼려다 혹 붙인 정치권…다시 뜨거운 감자가 된 '종교인 과세'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 2017.08.11 05:22

종교인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의 작동을 또 다시 가로막고 나선 일부 정치인들에 대해 성난 여론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로 인해 자발적 과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일부 종교계가 '역풍'을 맞는 등 이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종교인 과세는 지난 1968년 처음 공론화된 이후 47년 동안 종교계의 반발에 막혀 공전만 거듭해 왔던 사안이다. 

"종교인 소득에도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15년 말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종교소득' 항목을 새로 만들고, 소득 구간에 따라 인정되는 필요경비율을 달리해 추출된 과표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당시 종교계의 충격파를 완화하고 과세에 필요한 체계를 정비한다는 취지로 2년의 과세유예 기간을 설정했었다.

과세권이 발동되기 4개월여를 앞둔 시점, 난데없이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로 들며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개정안은 과세시행 시기를 2년 더 늦춰 2020년부터 작동시키는 내용이 주요 골자.

김 의원의 입법안에 27명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서명했다.

이들의 움직임은 삽시간에 거대한 논란을 야기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이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김 의원의 입법안에 떡 하니 이름을 올렸던 여당 의원들 중 일부(박홍근, 백혜련, 전재수)는 부랴부랴 공동발의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법안의 취지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보좌진의 실수"라며 군색한 해명을 내놓기까지 했다.

종교

오, 주여... 대체 무엇이 준비가 안됐다는 겁니까?

"세부적인 시행 기준과 절차가 마련되지 않았다."

김 의원의 법안 발의 배경은 이 한마디에 응축되어 있다. 이 때문에 2년의 유예기간을 더 두고 종교계에 과세 제도를 설명하고, 또 불필요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를 더욱 세심하게 정비해야 한다는 논리다.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과세대상 '종교인 소득'을 어디까지 봐야하느냐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법에선 '종교 활동과 관련된 명목으로 종교단체로부터 받은 소득'이라고 다소 애매하게 표현되어 있다.

근로소득자의 경우 과세대상 및 비과세 대상 소득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종교인이 받는 소득은 각 교단 특색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월급의 성격을 가진 사례비를 포함해 선교활동 명목의 설교비, 차량 유지비, 식비, 교육비, 회의참석비 등으로 지급되는 항목이 다양해서 이중 어떤 소득이 과세대상인지 가려내기가 불가능해 납세예측가능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다.

하지만 과세대상 소득 구분 논란은 종교단체 스스로 만들어낸 '억지논리'라는 지적이다. 지난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비밀주의'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은 물론 공무원, 정치인들이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애초 정부가 종교인 과세제도 설계 과정에서 각 교단에 요구했던 부분을 미리 공개했으면 됐을 일을 이제와서 마치 구조적인 문제인양 과세 유예의 빌미로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교단마다 지급되는 금전의 형태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 종교단체에 항목별 소득지급 구조를 공개해 줄 것으로 요구했었다. 그러나 종교단체는 선교활동 등을 세법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며 공개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만들어져 있는 과세체계를 감안하면 과세 유예를 위해 만들어낸 듯한 논리는 더욱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사택제공을 비롯해 학자금, 식비, 교통비, 출산비용 등 실비변상액은 '비과세 소득'으로 규정하는 한편 일부 종교계의 자진납부 의사를 반영해 소득에서 의무적으로 원천징수하는 방식도 아닌 각 종교단체가 1년에 한 차례 자진납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종교계가 자체적으로 과세 대상 소득을 구분하거나, 추후 불분명한 부분은 과세당국 등의 해석을 요청해 처리할 수 있는 길이 다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감안하면 '준비가 미흡하다'는 김 의원의 논리는 대단히 빈약해 보인다.

다만 정부도 과세대상 소득 구분이 불분명하다는데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종교인 과세를 유예시키자는 입장은 결코 아니다. 아직까지 제도의 작동까지는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종교인들 소득의 신고·납부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체계 정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국세청에 종교인 소득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파악해달라는 요청을 했으며, 이후 과세 대상인 소득에 대해 '표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현재 각 종단을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으로 소득 등을 지급하고 있는지 여부를 묻는 안내문을 발송한 상태다. 각 종단으로부터 수렴된 의견을 취합해 세부적인 방안을 만든 후 과세대상 소득 등과 관련한 홍보용 책자를 발행해 배포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각 종단에 우리(국세청)가 알지 못하는 명목의 지급하는 돈이 있다면 해석을 해주겠다는 뜻에서 의견을 듣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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