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동 국세청사 전경.
국세청 "언론에 다 나온 내용, 구체적 자료 없다"
포상금 노린(?) 제보자 조세불복…심판원 '각하'
박근혜 정권을 파멸로 이끈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이 설립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 탈세제보건이 흐지부지 됐다.
제보를 받은 국세청은 구체적 탈세제보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무시했고 제보자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까지 제기했지만 심판원 또한 제보자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았다.
조세심판원은 14일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탈세제보를 활용하지 않고 포상금(탈세제보 포상금) 지급을 거부한 국세청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익명의 제보자가 제기한 심판청구에 대해 '각하' 처분을 내렸다.
심판원에 따르면 제보자는 삼성과 한화, 두산 등 대기업들이 최순실이 설립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지원했고 이에 대해 국세와 지방세를 탈루한 혐의가 있으므로 관련 세금을 추징하고 탈세제보에 대한 포상금을 지급해 달라고 국세청에 요구했다.
하지만 국세청이 제보 내용을 검토한 결과 언론보도만 가지고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제보 내용을 심리분석 및 과세자료로 활용(누적관리)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탈세제보 처리결과를 통지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탈세와 관련된 구체적인 근거나 자료가 없어 세무조사 및 세금추징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행 국세기본법 제84조2에 따르면 조세를 탈루한 자에 대한 탈루세액 또는 부당하게 환급·공제받은 세액을 산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 자에 대해서만 최대 30억원 한도 내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
'중요한 자료'는 조세탈루 또는 부당하게 환급·공제받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거래처, 거래일 또는 거래기간, 거래품목, 거래수량 및 금액 등 구체적 사실이 기재된 자료를 말한다. 단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것에 대한 자료제출은 인정하지 않는다.
국세청의 통보에 제보자는 "탈세와 관련된 사실은 재단들이 모금한 자금의 존재로 이미 확인됐기
때문에 별도의 증거는 필요없다. 따라서 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이 건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모금한 조세범죄의 성격을 갖고 있어 그 성격상 내부자료나 장부가 있을 수 없고, 출처가 정당하지 않은 비자금의 특성상 근거자료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또한 "이 건은 증거자료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떠나 증거자료보다 더 중대한 비자금과 권력핵심의 탈세를 인지하고 그 결과가 명백한 내용을 기초로 한 것이기 때문에 (탈세제보에 대한) 가치는 폭 넓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판원은 제보자가 심판청구를 제기할 자격이 안된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국세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심판원은 "심판청구는 처분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되어야 하지만 A씨는 통지를 수령한 날로부터 93일이 경과했기 때문에 적법한 심판청구기간이 경과했다"며 "또한 심판청구는 불복대상으로서의 처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부적법한 청구에 해당된다"고 결론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