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매출 최대치 행진속 이익은 뒷걸음

4개 사업부 고른 성장세로 매출 최대치 갱신

매출 8.3%↑ 영업이익 21.9%↓

CJ제일제당의 2분기 매출(잠정치, 대한통운 포함)이 '식품·생물·생명공학·물류' 등 4개 사업부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창사 이래 분기 최고치 기록을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업이익은 원당, 대두 등 원재료 가격 급등세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 2분기 연속 악화돼 대조를 보였다.

CJ제일제당의 잠정영업실적에 따르면 대한통운을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매출은 3조9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6096억원 대비 8.3% 증가하며 지난 1분기 기록했던 분기매출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로써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의 7조1436억원 대비 6318억원 늘어난 7조7754억원을 기록(8.8% 성장)하며 반기매출 8조원 대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반면, 손익의 경우 원당과 대두 등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에다 동남아 생물자원 시장 시황 부진으로 164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쳐 지난해 2분기 2106억원 대비 21.9% 급감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 2분기 연속으로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외형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으로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와 함께,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특히 원당/대두 투입단가 상승 영향과 생물자원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시장 기대치와 괴리가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침체 지속에도 불구하고 가정간편식(HMR) 등 주력 제품군의 판매 성과가 좋았던 식품부문이 전사 성장을 견인했고, 주요 아미노산 제품 판매가 증가한 바이오 부문도 외형 성장에 기여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8.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영업이익의 경우, 원당과 대두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소재 사업의 수익성이 하락했고, 동남아 생물자원 시장의 시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21.9%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영업이익은 원재료가격 상승 등으로 21.9% 감소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실적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먼저 매출은 식품 7.0%, 생물자원 4.5%, 생명공학(헬스사업 포함) 3.4%, 물류 12.7% 등 4개 사업부 고루 성장, 전년대비 8.3% 늘어난 3조9089억원을 이뤄냈다. 

영업이익은 생명공학 8.3%, 물류 3.1% 등 2개 사업부는 호전된 반면에 식품과 생물자원 2개 사업부의 경우 각각 35.8%, 104.3%씩 감소하면서 총 1644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2106억원 대비 21.9%나 줄어들며 수익성을 크게 훼손했다. 

CJ제일제당과 하나금융투자 보고서 등에 따르면 주력 사업인 식품부문 매출은 1조181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해,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성을 유지했다.

햇반 컵반과 비비고 국/탕/찌개, 고메 프리미엄 냉동제품으로 구성된 HMR제품군이 2분기 52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주효했다. 특히 올해는 HMR제품군의 연간 매출이 2500억 원에 달하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주도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이 외에도 햇반과 냉동제품군의 매출이 약 27% 가량 늘어나며 주력 제품군이 고르게 성장했고 해외에서도 미국 만두 판매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까우제와 민닷푸드 등 최근 인수한 베트남 식품업체들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이어 전체 매출의 약 7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생물자원부문의 매출은 5446억 원으로 전년비 4.5% 증가했다. 전체 사료 판가가 7% 가량 하락했지만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의 사료 판매량이 두 자리 수 이상 늘며 성장성을 유지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바이오부문 매출은 주요 제품인 L-메치오닌 판가 하락에도 대부분의 아미노산 판매량이 늘며 전년비 2.9% 증가한 4692억 원을 시현했고, 영업이익 또한 10.4% 늘어난 329억 원을 시현하며 전체 생명공학사업부의 외형과 손익 신장세를 이끌었다.

반면 손익의 경우 주요 원재료인 원당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상승(↑36%)함에 따라 소재사업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전체 식품부문 영업이익이 35.8% 감소한 542억원을 시현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최근 원당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식품사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생물자원사업 역시 베트남 축산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인도네시아 지역 사료 판가가 인상될 여지가 있어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에 대해 실망스런 평가를 내렸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향후 실적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은 긍정적 평가가 대부분이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현재의 곡물 시세를 감안시, 동사의 원당투입단가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 약 30% 내외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른 원가율 개선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와 다른 그림이 전개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 백운목, 홍수지 연구원은 “2분기는 소재/생물자원에서 부진했지만, 최근  원재료(원당, 대두)가 하락과 가격 인상 효과가 맞물려 소재식품사업 이익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생물자원도 인도네시아 사료 판가 인상과 베트남 양돈판가 회복으로 이익이 반등 국면에 들어갈 전망이어서 17년 3Q와 4Q의 영업이익은 각각 5.5%, 15.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 심은주, 이동건 연구원 역시 이들 연구원과 비슷한 의견을 제시하며 “2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웠으나, 3분기부터 전년대비 증익이 전망된다”며 “하반기 실적 개선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내수경기 장기침체에 대응을 위해 사업구조 강화와 혁신을 통한 수익성 제고, 혁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한 성장가속화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식품부문에서는 HMR 등 가공식품 분야에서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본격 성장과 베트남 등 동남아 신규 시장 공략을 통해 해외 식품 매출 증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바이오사업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지속해 수익성을 높이고, 생물자원의 해외 사업 경쟁력도 강화한다. 특히 전 사업부문의 R&D 역량이 집중된 통합연구시설을 기반으로, R&D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혁신 기술, 혁신 제품 개발을 지속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