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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앞 길 안 보이는 두 안보정당

조세일보 / 김대중 기자 | 2017.09.06 14:05
보수야당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지난 대선 패배 후 보수 본진을 표방하며 각자도생에 나섰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연이은 악재에 휩싸이며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지고 있다.

9년 만에 여당에서 야당으로 돌아선 두 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줄곧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선명성, 존재감 부각에 열을 올렸으나 정책과 방향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견제가 아닌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춰지면서 오히려 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면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당장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필패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당은 뾰족한 승리방정식을 찾지 못한 상황 속에 당분간 통합, 선거연대 등 다양한 채널을 열어둘 것으로 보이지만 당 소속 의원들이 금품 수수, 취업 청탁 의혹 등에 연루되면서 위기감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안보위기에 몽니 부리는 안보정당

안보 정당임을 자처하는 한국당은 북한의 6차 핵 실험 강행 등으로 인해 한껏 고조된 한반도 정세 불안을 고리로 삼아 정부를 상대로 대여 강공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정작 안보 위기에 국회를 내팽겨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를 이유로 "문재인 정부의 언론 장악이 시작됐다"며 이를 규탄하기 위해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다.

때문에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결의안에도 불참, 여야로부터 제1야당으로서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방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당은 5일 예정된 국회 원내교섭단체 연설도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한국당의 정기국회 보이콧은 민생과 안보도 보이콧하겠다는 것으로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행동이며, 결국 국민이 한국당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했고,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한국당의 보이콧에 가장 박수칠 사람은 김정은인데, 이런 정당이 어떻게 안보정당인가. 하루 속히 해산하라"고 했다.

이같은 뭇매 속에도 한국당은 '김장겸 지키기'에 나섰지만, 돌연 김장겸 사장이 고용노동부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보이콧에 대한 명분도 잃어 모호한 입장에 처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당 의총에서 "김장겸 사장이 출두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했으니 (한국당이)보이콧하겠다는 사유는 소멸됐다"고 했고,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역시 "한국당의 보이콧은 명분이 없다"고 했다. 바른정당도 "지금은 김정은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막는 것이 우선"이라며 "현 시점에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라고 했다.

당의 정치적 스탠스가 갈피를 못 잡으면서 여당은 물론 야당의 공감대 설득에도 실패한 가운데 한국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을 둘러싼 부정청탁 의혹과 엄용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다중고를 겪는 상황에 처했다.

엄용수

감사원 감사 결과, 권 의원실 소속이던 비서관은 공기업인 강원랜드에 부정 청탁으로 취업한 사실이 드러났고, 또 다른 비서관도 한국광해관리공단에 특별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훈 의원은 "자격미달에도 억지로 우겨 넣은 정황이 나온 만큼, 윗선의 인사 청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고, 현근택 부대변인은 "권 의원이 법사위원장이라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반드시 척결돼야 할 적폐행위"라고 지적했다.

엄 의원은 자신의 지역 보좌관 유 모씨가 지난해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기업인이자 당시 함안 선거사무소 책임자였던 안 모씨로부터 불법 선거자금 2억원을 받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깨끗한 보수 외친 이혜훈호, 침몰하나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과 정치자금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당의 앞날은 안갯 속을 헤매는 상황이다.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깨끗하고 책임지고 유능한 바른정당이 집권의 대안"이라고 포부를 밝히면서 개혁의 선봉에 선 이 대표는 불과 취임 73일만에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정반대인 길을 향해 걷고 있다.

앞서 사업가 옥 모씨는 이 대표가 총선에 당선되면 사업 편의를 봐주겠다고 해 10여 차례에 걸쳐 현금과 명품 가방 등 6000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돈을 빌린 적은 있으나 다 갚았다며 결백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정치생명을 걸고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금품수수 의혹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또 다른 수사에 나서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엎친데 덮친격으로 밝혀지면서 이혜훈 체제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당 대표 수사라는 돌발 변수를 만난 바른정당은 크게 술렁이는 모습이다. 더욱이 표면적으로는 한국당과 국민의당으로부터 통합, 연대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사실상 20석인 미니정당을 흡수하려는 두 당으로부터 움직임에 속내는 복잡하다.

오신환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악재가 터졌기 때문에 곤혹스럽다. 새로운 보수, 깨끗한 보수를 지향했는데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이 대표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로 교체했다. 현재 바른정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당 수습에 나서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가 2선 후퇴한다면 지도부가 개편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비대위로 가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곧 당을 위한 결정을 내리겠다"며 대표직 사퇴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바른정당은 줄곧 자강론을 고집해 온 이 대표의 거취에 따라 한국당과의 보수통합 논의도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 적통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당의 홍준표 대표가 친박 지우기에 나서면서 흡수통합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당 분열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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