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탈당을 권유한 것에 대해 "더 이상 화장발에 속을 국민이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혁신위가 전날 당원권 정지 상태 중인 박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게 잇따라 자진탈당을 권고하며 혁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허울뿐인 메아리라는 지적이다.
앞서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2016년 4월 총선 공천 실패로부터 2017년 5월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당의 혁신을 주문했지만 일각에선 바른정당과 보수 통합을 위한 정치공학적 의도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을 내세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고 대선 패배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민주당 이훈 원내부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 혁신위가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서청원, 최경환 두 의원의 자진탈당을 권고했다"고 운을 뗀 뒤 "결론부터 말하면 더 이상 화장발에 속을 국민이 없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권력사회와 협조하고 방조했던 한국당이 새로운 비전과 자기혁신의 각오 없이 자신들이 신주단지처럼 모셨던 박 전 대통령과 측근 두 사람의 당적을 박탈하는 것을 놓고 자기 혁신이라고 한다"면서 거듭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기 혁신은 스스로를 철저히 반성하고 자신들의 과오를 떠안은 새 정부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혁신의 시작일 것"이라면서 "국민의 심판이 지난 대선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한국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의 물꼬를 트기 위해 '친박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실제 탈당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혁신위는 자문기구일 뿐 집행기구의 성격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홍준표 대표와 당 혁신위는 박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힘쓰고 있지만 당내 비박계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부터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