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가 반송 처리됐습니다. 아래에 링크된 주소로 확인부탁드립니다."
주문한 기억이 없는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문자 메시지에는 정체모를 인터넷 주소가 적혀 있다. 궁금한 마음에 문자 링크를 눌렀다가는 스마트폰 정보를 탈취하는 '악성코드'가 설치되고 내 전화번호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게 된다.
금융당국이 최근 악성코드 유포, 전화번호 변작, 가상화폐 악용 등 첨단수법을 동원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급증함에 따라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융감독원은 9일 금융회사를 사칭하며 대출을 해줄 것처럼 속인 뒤 돈을 편취하는 사기방식은 기존과 동일하나, 사기과정 및 피해금 인출과정에서 첨단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택배 배송등을 사칭해 악성코드 URL이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 문자로 오인한 피해자가 URL를 클릭하면 스마트폰에 악성코드가 설치되고 피해자의 휴대폰 번호가 사기범에게 전송되는 방식이다.
사기범은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금감원 및 저축은행 전화번호가 표시되게끔 전화번호를 변작해 해당 직원을 사칭하면서 피해자가 기존에 이용하고 있는 대출금을 저금리로 대환대출 해주겠다고 속였다.
이에 피해자는 사기범이 안내하는 대출금 상환계좌(사실은 사기범이 확보한 대포통장)로 3900만원을 송금했다. 사기범은 이 돈을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계좌로 이체해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이를 본인의 전자지갑으로 보내 가로챘다.
뿐만 아니라 사기범은 피해자가 송금한 계좌가 대출사기 사건에 연루된 계좌라며 무죄 소명을 위해서는 금감원 계좌로 2000만원을 보내야 한다며 다시 사기행각을 벌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앱 또는 문자메시지는 악성코드일 수 있으므로 보는 즉시 바로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택배 배송을 사칭하는 문자메시지에 유의하고, 악성코드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보안 앱을 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