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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락의 세무사합격 'Step by Step']

[세무사 시험을 시작하는 이들에게]⑤자기주도 학습…"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조세일보 / 박지환 기자 | 2017.10.1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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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저 광야에 외로이 걷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불교의 초기경전인 수타니파타에 나오는 이 구절을 난 아주 좋아한다.

외부의 시끄러움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속에 스며드는 불안에도 초연해지는 삶을 원하기 때문이나 어디 세상일이 쉬운가.

마음먹는대로 되면 이미 부처님인 것을.

그렇지만 이런 노력이나마 해야지 버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흔들리지 말자, 흔들리지 말자"

이 말을 주문처럼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

2차시험을 불과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에 나에겐 두 가지 유혹이 다가왔다.

첫째는 휴직.

남들처럼 전업으로 공부하고 싶었다. 학원에서 강의도 듣고 하루 종일 스터디도 하고, 생각만해도 당장 합격증이 나올 것 같았다.

둘째는 엄청난 비법이나 정보.

도대체 내가 연속해서 떨어지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무렵, 아는 분을 통해 귀중한 자료라고 해서 어떤 문제지 한 뭉치를 받았다. 갑자기 숨이 막힐 정도로 가슴이 뛰었다. 이 문제지만 다 풀 수 있으면 합격이라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휴직의 유혹에서는 버텨냈다. 그 이유는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가 절대로 나에겐 맞지 않음을 수험생 초창기 겪었기 때문이다. 시험을 앞두고 5일정도 회사에 연차를 내고 고시원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일주일 내내 푹 자다 고시원을 나왔다.

나의 모든 신경계가 고시원의 어둠을 만나는 순간 무장해제가 되면서 하루 종일 나른함 속에서 내 몸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다. 몸이 그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자리를 잡는데 적어도 몇 달은 족히 걸려야 함에도 욕심이 앞서서 그만 나를 과대평가하고 만 것이다.

항상 말하지만 시험공부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래야지 합격때까지 버텨낼수가 있다. 그런데 갑자기 욕심이 앞서면서 다른 습관을 만들려했으니!

문제는 두 번째 유혹이었다.

소위 학원가에서는 매년 쪽집게 강사가 바뀐다. 작년 시험에 예상문제를 맞춘 강사는 올해 스타강사가 된다. 그러다가 다른 강사의 예상문제가 시험에 나오면 내년에는 다른 학원이 북적인다.

이런식이다.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수험생들 입장에서 쪽집게 강사에 대한 유혹이 간절한데 이것을 학원과 강사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포장해 집중 홍보한다.

그러다보니 3년 공부하면서 기본서와 강사를 매년 바꾸는 수험생들이 나오곤 한다.

그런데 나에겐 그 정도를 뛰어 넘었다. 아예 쪽집게 문제지가 한 뭉치 전달된 것이었다.

그동안 기출문제와 오답노트로 잘 마무리 하고 있었는데 불쑥 찾아온 유혹에 그만 난 그동안 자료들은 덮어두고 그 문제지만 계속 풀었다.

물론 난 그해 예상하듯이 불합격했다. 그 쪽집게 문제지에선 단 한문제도 안 나오고 말이다.

합격운을 높히기 위해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한다."

여기서 말하는 혼자서는 자신의 계획을 말한다. 지난 칼럼에 쓴 것처럼 고집부리라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외부정보에 흔들리지 말고 자기주도로 끌고 가야 한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의미있는 일들은 이렇듯 흔들리지 않고 걸어간 결과물이다. 어떤 위인전이나 평전을 봐도 이리저리 흔들리던 사람이 어떤 업적을 이뤄낸 경우는 없다.

이때쯤이면 많은 수험생들이 흔들린다. 갑자기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얇은 귀를 세차게 때리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에 흔들린다. 나의 경우처럼.

그럴 때일수록,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저 광야에 외로이 걷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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