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6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탈당 선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김용태·강길부·이종구·김영우·황영철·김무성·정양석 의원.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오는 9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인 분당(分黨) 국면으로 빠져든 가운데 추가 탈당 및 당 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바른정당이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자도생하기 위해서는 영남 쪽에 지역적 기반을 탄탄히 하고 있는 한국당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이 점차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박인숙·정운천 의원과 박유근 당 재정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원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당이 쪼개지는 것을 우려하며 당대당 통합을 내세웠지만 이들의 후보직 사퇴로 바른정당은 4명 정원의 선출직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당장 전당대회 실시 마저 무산 기로에 섰다. 사실상 후보직 사퇴를 명분으로 당을 압박하며 추가 탈당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김무성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탈당은)1차라고 생각하고 전대 출마자 3명(정운천·박인순·박유근)이 후보직을 사퇴함으로써 보수대통합의 뜻을 같이하겠다는 의사가 전달이 왔다"며 추가 탈당 가능성을 예고했다.
지역 기반·정체성 모호…해체까지 남은 건 시간뿐
바른정당은 지난 1월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말미암아 합리적 보수와 개혁적 보수를 내걸고 창당했지만 당 지지율은 줄곧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바른정당이 다른 정당들과 달리 총선이라는 국민 검증을 거치지 않고 창당하면서 지역적 기반과 정체성이 모호했고 특히 한국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에서 이렇다 할 차별·선명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여론의 동력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결국 바른정당의 추가 탈당 및 당이 해체 수순을 밟는 것에 남은 건 시간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이 (바른정당을)별로 지지하지 않고 이를 돌파해 줄 인물도 부족하다 보니 희망이 없다"면서 "3차 탈당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무소속이나 교섭단체가 아닌 곳에 남아 있을 수 없고 유승민 의원마저 당대당 통합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여기에 3~4명 정도가 이탈해 국민의당으로 가기라도 한다면 바른정당은 분당이 아니라 소멸 상태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바른정당 사태가 오히려 지역과 이념으로 뿌리깊게 자리잡힌 양당 구조를 부각시키면서 대안 정당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