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법정 시한 내 처리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면서 한 목소리로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하지만 예산안 최대 쟁점인 공무원 증원·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전 금액 등을 놓고 여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본회의 표결 처리는 여전히 안갯 속인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 내 불발됐다.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뗀 뒤 "야당을 상대로 최대한 양보했지만 원칙은 저버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우 원내대표는 회의 직전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조찬 회동을 갖고 소득세 상향 조정하는 안을 1년 유예하자는 야당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정부의 법인세 인상은 관철시키는 협상 카드를 제시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우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야당을 향해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주요 쟁점을 다시 한 번 설명하며 설득에 나섰다.
우 원내대표는 "생활안전 서비스 분야의 현장 공무원 충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소중한 힘이 될 것"이라면서 "또한 일자리 안정자금은 영세 상인의 피해를 줄이고 제도 연착륙을 위한 마중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본회의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하도록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지킬 수 없게 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마지막 타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여당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공무원 증원 문제와 관련해 "예년 수준을 기본으로 정하는 게 좋겠다는 게 한국당의 일관된 주장"이라면서 또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해서는 "세계에 유례도 없고 법적 관점에서 타당성이 부족하며 예비타당성도 거치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예산안이 법정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과 관련해 "송구스럽다"면서도 "국민 혈세로 공무원 증원을 시켜주고 영리 목적의 사기업에 임금을 보전해주는 것을 아무런 보완 장치 없이 통과시키는 것은 법정처리 시한을 지키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라고 궤를 같이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양질의 수많은 일자리는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든다"며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성장해서 스스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