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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비리 관세청 직원들 '재심의' 청구했지만...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 | 2017.12.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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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대전정부청사 전경.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부당 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감사원으로부터 징계요구를 받았던 관세청 직원들이 각자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의를 청구했지만 감사원이 이들의 요구를 모두 외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관세청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에서 징계요구를 받았던 관세청 직원들의 재심의 청구결과가 지난주 목요일(7일) 통보됐다. 결과는 전원 기각 결정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에 따라 기존 징계요구가 그대로 유지된다.

감사원은 지난 7월11일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2015년 신규 부당선정 관련자 6명(해임 2명, 정직 3명, 경징계 이상 1명), 2015년 후속 부당선정 관련자 2명(정직)을 관세청에 징계요구했다.

아울러 사업계획서를 반환·파기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촉구하고 관련자 3명에 대한 징계처분(경징계 이상)을 요구했다.

이에 징계요구를 받은 관세청 직원들은 즉각 반발했고,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6일 뒤인 지난 7월17일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감사원으로부터 징계요구를 받은 이들 중에 아직까지 현직에 남아있는 이들은 총 10명. 특히 이중에는 관세청 차장을 비롯한 고위직 인사도 4명이 포함되어 있어, 향후 관세청 인사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은 왜 재심의를 요청했나

당초 감사원은 세관 직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공용면적을 확인했음에도 고의적으로 이를 포함한 면적을 산정, H기업이 유리한 평가를 받는데 일조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매장면적이 넓을수록 평가점수를 높게 받는데, H기업을 제외한 다른 기업에 대해선 공용면적과 매장면적을 구분해 면적 크기를 작성해 H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담당 직원들은 면적 확인 당시 H기업은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던 업체가 아니라 면세점 부지에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었다면서, 실무자가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선 H기업이 낸 사업계획서대로 면적을 작성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고 해명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H기업이 실제보다 유리한 점수를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매장면적이 평가에 포함되는지도 몰랐던 직원들이 고의로 인한 중징계를 받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아울러 감사원은 면세점 사업자 후보들의 법규준수도를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관세청 직원의 '장난질'이 있었다고 판단, 해당 직원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는데 관세청은 이 역시 시스템상의 오류나 실수가 있었을 뿐 직원의 고의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면세점 사업자 후보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반환·파기 한 것에 대해 요구된 징계에 대해서도 관세청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관세청은 사업계획서의 경우 업체의 비밀이 담겨 있어 국회에 양해를 구하고 이전부터 제출하지 않아왔다면서 원래 업체에 반환을 해 왔는데, 담당 과장이 파기해도 좋다는 업체의 회신을 받았고 이에 따라 계획서를 파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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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에 휩쓸린 관세청…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관세청 직원들이 재심의 청구를 한 이유는 적어도 특정 기업에게 면세점 사업권을 주기 위한 '고의'는 없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검토해 달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감사원은 검토는커녕 청구의 이유조차 되지 않는다는 '기각' 판정을 내리며 관세청 직원들의 요구를 단칼에 잘라냈다.

해임 등 공직을 아예 떠나야 하는 중징계의 경우 재심의 결과에 따라 징계수위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감사원은 재심의 요구 자체를 들어주지 않았다.

일각에선 재심의 요청에 대한 결과가 청구 5개월여 만에 나왔지만 사실상 결과는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면세점 선정 비리 의혹은 단순히 특정 기업 몰아주기 문제가 아닌, 전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0월 있었던 관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 당시 면세점 부당선정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려 공세를 취했다.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한 것에 대해서도 반성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연루된 관세청 직원들의 직위해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면세점 선정에서 문제가 된 사례가 3건이 있다"며 "롯데를 넣거나 빼기 위한 것인데 적폐정산을 떠나 기본적으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감사원은 문제 직원들의 징계를 요구했는데 관세청에선 단순 실무자의 착오라고 한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가 있었던 만큼 직위해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도 가세했다.

박 의원은 "감사원에서 2명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을 요구했고 정직 요구가 2명이며 경징계가 4명 정도 된다. 그런데 경징계 받은 간부들조차 재심의를 요청했다. 혹시 본인이 원칙에 따라 처리한 것이 아니라 정치 외압에 의해 처리해 억울하다는 입장은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영문 관세청장이 "본인들이 외압보다는 실수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업무량 과다 등의 실수라는 주장"이라고 답했으나 박 의원은 "국민 누구나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공권력이 잘못 작용했고 해당 기업들이 막대한 손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수라는 해명으로 국민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 같이 면세점 관련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번진 마당에 감사원이 관세청의 요청을 들어주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관세청의 요청에 따라 재검토 후 징계수위를 낮춘다면 이후 불어 닥칠 정치권의 질책을 견딜 수 있겠냐는 것이다.

한 관세청 관계자는 "관세청 입장에선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치권의 관심이 면세점에 쏠려 있는 만큼 감사원에서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억울한 직원의 권리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구제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직원들의 재심의 청구가 기각 결정이 남에 따라 한 달 이내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 심의를 회부할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징계가 결정되면 개인별로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구제 받을 수도 있고 향후 행정소송까지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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