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들에게 특혜를 준다고 논란이 일었던 종교인 과세 시행령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의 주재로 국무회의를 개최해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정안은 내년부터 시행될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안에 대한 세부내용을 담았으며 종교인 소득에 종교활동에 통상 사용할 목적으로 지급받은 금액과 물품을 추가했다. 개인에게 지급된 종교활동비 내역은 신고해야 하며 종교단체가 종교인 소득의 비과세 범위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더해 종교단체가 소속 종교인에 지급한 물품과 종교활동비를 구분해 기록하는 경우 이와 관련한 장부는 세무조사를 받지 않아도 되며 이를 제출할 의무도 없다. 종교인이 탈세를 하게 되면 세무조사를 하기 전에 종교단체에 수정신고를 하도록 우선 안내토록 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비과세 범위를 법에서 엄격하게 제한하고 세무조사와 관련된 장부나 자료에 대한 요구가 있으면 제출해야 하는 다른 납세자와의 형평성을 생각했을 때 종교인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제공해준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시행령을 수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종교인 과세 시행' 자체에 의미를 두고 봐달라며 시행령 개정안 강행 방침을 시사, 결국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행령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불법적 면세혜택을 주장하는 일부 극단적인 종교세력의 정치적 압박에 손을 들고 나왔다"며 "소득세법 시행령이 지나치게 종교인들에 대해 특혜를 주고 있어 시정하라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의견이었는데, 이날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부 극단적 종교인들이 본인들의 광범위한 면세혜택에 대해서는 어떤 반성도 없이 납세거부 등의 협박을 일삼으며 정부를 압박하고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소득세법 시행령 개악을 철회하고 공평과세 실현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종교인이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시 근로장려금 지원 폐지, 시행령 개정안 추진에 대한 감사원 조사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