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전(全)당원 투표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27일 기각한 가운데 찬반 진영에서는 '투표율'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각 진영에서 투표 독려와 함께 거부 운동이 벌어지면서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에 대한 찬성표가 절반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태. 하지만 통합 반대파에서 투표율의 바로미터인 의결정족수 3분의 1이상을 채우지 못할 경우 무효 소송 등에 나설 것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 반대파는 27만명의 국민의당 당원 중 최소 9만명 이상(33%)이 투표에 참석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당규 제1호 25조(투표요구권) 4항에 따르면 '당원투표에 붙여진 사항은 당원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수 과반수의 득표로 확정된다'고 돼 있다.
하지만 통합을 강행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는 관련 규정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일반 당원들이 전당원 투표를 요청할 경우 3분의1을 충족해야하는 규정이 있지만 지도부에서 정할 때는 없다"고 못박았다.
반면 통합 반대파는 "3분의1 의결정족수가 분명하게 당규에 있다"며 "지금 추진되고 있는 당원투표는 재신임 투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주현 의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당규 25조 5항에서는 세부사항은 세칙으로 정한다고 돼있는데 당무위원회에서 임명된 당 선관위원들이 시행세칙을 새로 규정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없애버렸다"고 지적했다.
전당원 투표가 3분의1 이상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거나 안 대표의 재신임을 찬성하는 표가 압도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국민의당은 자연스레 통합 반대파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면서 내홍을 거듭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 찬성 결과가 나와도 내홍은 적지 않을 것이다. 통합 반대파는 투표 결과에 상관 없이 즉각 무효 소송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안 대표 측은 투표 반대 운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당 대표 선거 때와 비슷한 투표율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인 분위기다. 안 대표 측은 최종 투표 결과가 나오는 31일부터 바른정당과의 통합 절차를 밟기 위한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고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