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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조세정책만으론 부의 편중 해결 못한다

조세일보 / 소순무 변호사 | 2017.12.28 08:30

통계청과 관련기관이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16년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기니계수, 소득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이 모두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 중 미국이 소득격차가 가장 크고 우리나라가 그 뒤를 잇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그 불평등의 확산속도도 가장 빠르다.

이러한 소득의 편중과 함께 출발의 평등을 주장하는 금수저론까지 가세하여 계층 간의 갈등은 더 심화되고 있다.

미국에서 닉슨 행정부 이래 지속된 신자유주의는 기업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가에 의한 복지보다는 개개인의 책임이 강조되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로 인하여 유래 없는 부의 편중의 문제가 부각되기에 이르렀다.

2014년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서 지적한 불평등의 역사적 전개는 세계적 신드롬을 불러왔다. 이른 바 1:99 문제로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나오고 있다. 미국 로버트 라이시가 펴낸 책 <1:99를 넘어>에서 내놓은 액션플랜에도 부유층 세율인상, 부유층 재산중과, 금융거래세  부과 등의 조세정책이 국방예산의 삭감, 고액 의료비 통제, 불법 정치자금 차단 등과 함께 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재벌규제, 노동권의 보장, 복지의 확충 등에서 미국과는 경제, 사회환경이 다르지만 양국이 공통으로 부닥치고 있는 부의 편중의 문제는 풀고 가야만 할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우선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최대 국정목표로 삼고 공무원 증원 등 여러 정책을 만들고 막대한 재원투입계획을 세웠다. 그 재원 확보를 위하여 이미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소득세 및 법인세 증세는 입법이 이루어졌다. 아울러 여당 측에서 자산보유자에 대한 증세를 위한 종부세 등의 강화도 군불을 지피고 있다.

정부는 최근 통계에서 보여준 부의 편중의 심화현상에 대하여 경기부진과 구조조정, 노인층의 증가의 영향으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을 원인으로 들고 있다. 그런데 부의 편중을 시정하기 위한 고소득, 부유층 및 대기업에 대한 증세정책이 그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까?

부의 편중이 심화되는 것은 중산층 이하의 소득감소에 기인한다. 소득원은 주로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되어야 하는데 고용이 늘고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소득을 늘릴 수 없다.

고용이 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경기, 인구적 요인 이외에도 4차 혁명으로 대변되는 경제구조의 대변화이다. 이러한 경제구조의 변화 속에서 대내외 경쟁력을 갖춘 혁신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부자로부터 돈을 더 걷어 저소득층에 나누어 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현실은 규제의 덧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조세에 의한 나눔의 확대는 일시적으로 부의 편중의 문제를 덮어줄지 모르지만 저소득층 스스로의 근로나 생산활동에 의한 소득증대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것이다.

증세를 함에 있어서도 자칫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편가르기와 공격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의 편중 현상을 누가 누구의 소득을 빼앗아 간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부의 편중의 시정을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증세가 곧 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한계 위에 혁신적인 경제정책이 나와야 한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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