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함께 예술단이 서울 및 강릉에서의 공연을 위해 사전 방문하는 등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여야는 서로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에 이어 사찰 의혹까지 제기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자유한국당이 평창올림픽을 변질시키거나 흠집 내기 위해 여념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 같은 한국당의 공세는 색깔론을 씌우기 위한 공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과거 한국당의 전신인 옛 새누리당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북한 선수들과 함께 북한 팀을 응원했던 사진을 공개했다.
우 원내대표는 사진을 가리키며 "얼마나 보기 좋나. (그런데) 한국당이 주장한 대로 (이 모습이)선전선동에 놀아난 모습이라면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이 모습은 과연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또 우 원내대표는 "지난 2011년 평창동계 올림픽을 위해 남북 단일팀 구성과 공동 훈련을 추진하는 지원안에 (모두)합의했다"면서 "이렇게 협의하고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것이다. 이명박(정부) 때 만든 법대로 한 것인데 (한국당은)왜 시비를 거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당이 하면 평화올림픽이고 문재인 정부가 하면 아니란 것이냐"며 "이런 억지가 어디있나. 이번 기회를 잘 살려 보수정권 동안 갈등과 긴장으로 대치했던 남북 관계를 대화와 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당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반면 한국당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의 의전과 관련해 과잉 의전이라고 규정하면서 "사찰단이 온 것인지 헷갈린다"고 쏘아붙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송월이 실세인 모양이다. 정상외교도 아닌데 정상외교급을 뛰어넘은 그런 의전에 국민들은 아연실색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심지어 일부 언론은 현송월의 움직임을 하루종일 속보로 방송했다"면서 "사전점검단이 온 것인지, 사찰단이 온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그는 "동계올림픽을 하겠다는 것인지, 북한 예술단을 초청해 동계문화축전을 하겠다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며 "올림픽 유치를 위해 20년이나 애써온 평창 주민들은 진작에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세계인의 동계축제에 대한민국이 할 일은 이렇게 소홀히 처박으면서 북한 예술단의 한마당 잔치로 만들려는 그 의도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명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